미국, 앞으로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된다

중앙일보

입력

2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소지하고 있는 운전면허증이 앞으로는 사실상 신분증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50개주의 관계 당국자들은 14일 자동차 운전면허증의 보안부분을 대폭 개선하기로 하고 앞으로 상호 협조를 해나가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또 지문이나 디지털 사진과 같은 데이터를 운전면허증에 기록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7천만달러의 연방기금도 적립하기로 했다.

이들이 운전면허증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9.11 테러사태 당시 일부 테러분자가 운전면허증을 부정 취득하는 등 보안망에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들 당국자는 또 주별 면허증 데이터베이스와 정부기관 데이터베이스의 연계문제 등의 기술적인 문제점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 포스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미국 자동차관리자협회(AAMVA)는 이날 워싱턴에서 전국의 보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운전면허증 개선방안을 발표한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신분증 제도를 마련하자고 요구했으나 비용과 개인정보집중의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운전면허증을 개선하도록 하자는 방안의 경우 공식 신분증 도입의 중간단계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반대하는 의견도 거의 없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운전면허증은 은행계좌 개설과 항공기 탑승 등 일상생활에서 필수품이 되었다면서 면허증의 신분증 대용화 추진이 뒤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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