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봐야 봄… 남녘선 매화 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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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경계에도 공식적인 기준이 있다. 기상학적으로는 일평균 기온이 5도를 넘으면 봄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서울의 평균기온이 연일 그 선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봄이라는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는 건 아직 ‘봄꽃’을 만나지 못해서다.

 봄은 꽃에서 시작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인 윤동주도 ‘봄’에서 “봄이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고 읊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땅과 나무에 봄기운이 흘러 피어난 것을 본 뒤에야 “봄이 왔구나”하고 느끼는 것이다. 올해엔 평년보다 5일 정도 늦은 21일께 제주도에서 첫 개나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꽃의 세계에서 알아주는 봄꽃은 따로 있다. 매화는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고 해서 ‘꽃의 맏형(화형·花兄)’ ‘꽃의 우두머리(화괴·花魁)’로 불린다. 그중에도 가장 먼저 피어 봄을 알린다는 ‘춘당매(春堂梅)’는 남쪽 지방에서 2월부터 피기 시작해 만발했다.

 봄은 찾아가는 이에게 먼저 다가온다. 이번 주말엔 다양한 봄꽃을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9일 서울 낮 기온은 19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여 봄나들이 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일요일 아침에는 2도까지 뚝 떨어졌다가 다시 오르겠다. 다음 주엔 봄 색깔이 한층 짙어질 것이라는 예보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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