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 최종타결 쉽지 않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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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의 제휴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요 외신과 애널리스트들은양측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최종타결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측에서 최근 협상에서 계약의 골격이 합의돼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히고 있으나 수주내에 양해각서(MOU) 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WSJ는 양측이 최종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으며 특히 가장 어려운 문제는 매각대금을 둘러싼 입장차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 채권단측이 메모리사업의 가치가 40억-50억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마이크론측이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며 엄청난 부채와 채권단이 제시하는 새로운 조건들도 협상의 장애물들이라고 분석했다.

또 마이크론이 3년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와 최근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인수때와 같이 하이닉스를 인수한뒤 일부 공장을 폐쇄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마이크론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인수로 인해 최선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격지배력 확대와 함께 일부 공장폐쇄를 통해 시장수급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하이닉스의 노동자들이 매각후 공장폐쇄나 해고 등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파업 등 가능한한 모든 수단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자문회사인 페치터 디트와일러의 프레드 램버그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공장을 계속 가동할 경우 마이크론으로서는 장기적인 설비투자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협상과제들로 미뤄 만약 조만간 양해각서가 체결된다 하더라도 최종 계약체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마이크론측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채권단이 부채의 절반을 탕감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협상진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크론측은 채권단이 66억달러에 달하는 하이닉스의 부채 가운데 절반을 탕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출금 가운데 20%이상의 손실을 허용할 수 없다는 채권단 입장과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양측이 이달중에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하이닉스의 부채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완전 협상타결까지는 수개월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최근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협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가격이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하이닉스도 당분간 자생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마이크론에게 빠른 협상진행의 압력으로 작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론 내부에서도 최근의 반도체 가격상승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업계 최강자로 부각함으로써 반도체 경기회복의 최대 수혜업체가 될 수 있다는 이점이 더 부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우리측으로서는 유리한 협상을 이끌 수 있다"며 "그러나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마이크론의 협상조건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WSJ는 또 한국의 경우도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하이닉스 채권단의 부담이 사라질 뿐 아니라 최근 경제개혁 지연으로 비판받고 있는 정부입장에서도 정치적인 면에서도 적지않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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