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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외국인 「에세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계절-가을. 하늘은 높고 공기는 맑고 온누리가 씻은듯이 상쾌한 가을.
여름은 일반여행자들의 계절이지만 가을은 공적방문과 산업시찰여행 특히 외국인여행자들에게 좋은계절이다. 이런때에 우리는 몇차례 국제회의를 가졌고 남녀백여명의 미평화봉사단을 환영한바 있는데 그들에게 베푼 한국의 첫소개는 이 아름다운 계절이 될것이다. 계절은 그들을 환영한다. 그러나 그들이 받아야할 또하나의 환영은 무엇일까? 전생애를 한국에서 보낸사람으로서, 한인외국인이며 외국인한인으로서, 수백명의 방문객을 만나 환담한 사람으로서 나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지는 환영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첫째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는데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의 마음을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외국손님들은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와 우정에찬 태도에 고맙다고들 한다. 하지만 어떤이 한테서는 때때로 외국인에게 호의를 갖고있지 않다는 기분을 엿볼수있다. 또다른 문제는 실제적이고 시급한것인데 외국손님을 대할때 미안스럽게 생각해야 할것이 무엇인지 잘모르는 일이다. 대다수의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은 건강과 위생에 대해 신경을 쓰 고 있다. 우리는 위생시설과 청결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러한 문제에 최선을 다했을때라면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미안스럽게 생각할 필요가없다. 우리의 부족한점은 시설에 있지않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데 있다.
얼마전에 나는 관광「호텔」에간 일이있는데 전구는 꺼져있었고 더운물은 나으지않고 수도물은 새서 마룻바닥이 온통젖어 있었다. 있는 설비를 못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전구값 더운물이 없는 편이 좋았을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고장난 현대식 화장실보다는 깨끗한 구식변소가 낫다. 농촌의 구식변소에서 불쾌감을 갖는것은 구식의 양식이 아니라 깨끗하게 관리하는 그 자그마한 노력이 부족한데 있다. 또한 관광사도 설치됐으면 그기능을 다해야한다. 관리인이 관광안내의 「인퍼메이션」도 모르고 관심이 없다면 관광사는 차라리 없는것이 낫다.
더좋지 않은것은 손님에게 말할때 한국사람의 습관에서 생기는 오해이다. 일전에 내가 상점에가서 그 「마스킹테이프」를 사려고 했을때 주인은 창고에서 가져오겠느라고 하면서 5분만 기다리라고 했다. 5분을 기다리고도 「테이프」를 사지못하고 왔다. 이런일은 외국인에게는 무례한 일이다.
또 우리는 외국인에게 곧잘 「YES」라고 말한다. 「NO」라고하면 부끄럽거나 또는 그 이유를 설명하기가 거북해서 「YES」라고 하지만 외국손님들은 이것을 거것말로 생각하기 쉽다.
이땅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베푸는 한국사람들의 환영은 아름다운 단풍잎이나 정부의 시책에 달려있다기 보다는 온국민-전화교환수·「호텔」직원·「택시」운전사-의 조그마한 행동에 달려있지 않을까?
▲원일영 (본명 HORACE·E·G·UNDERWOOD 연세대교수·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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