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최대 부동산 회사 제이미슨 건물 잇단 매각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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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소유의 대형 부동산 투자업체인 ‘제이미슨 서비스’가 1년 전부터 빠르게 보유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현재 매각을 위한 에스크로가 진행 중인 LA다운타운의 메이시스 백화점 건물, 대출금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LA한인타운의 한미은행 본점 건물. [출처=중앙포토, 제이미슨 홈페이지]

한인 데이비드 이 박사가 이끄는 대형 부동산 투자업체 ‘제이미슨 서비스(Jamison Services Inc, 이하 제이미슨)’가 최근 잇달아 소유 부동산을 매각해 주목받고 있다. 제이미슨 측은 좋은 조건에 건물을 매각하는 것이라지만, 업계에서는 "현금 유동성에 어려움이 커져 이를 타개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경제 주간지 LA비즈니스저널은 제이미슨이 최근 빠른 속도로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면서, LA 최대 규모 오피스 건물주 자리에서 밀려 났다고 4일 보도했다. 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제이미슨이 보유한 건물의 오피스 렌트 면적은 약 850만 스퀘어피트로, 뉴욕의 대형 헤지펀드인 블랙스톤그룹의 950만 스퀘어피트에 이어 2위이다. 지난 1년 새 최소 13개 건물을 매각하며 157만 스퀘어피트 가량이 줄어든 탓이다.

제이미슨은 LA한인타운의 윌셔 블러바드를 중심으로 대형 오피스 건물을 잇따라 매입하며 유명세를 탔다. 건물을 매입한 뒤 팔기 보다는, 관리 비용을 최소화 하면서 렌트비를 낮게 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불경기 이후 오피스 시장이 크게 악화하자, 지난해부터 건물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제이미슨이 매각한 건물들은 공실률이 높고 렌트 실적이 좋지 못한 게 대부분이다. 현재 한미은행 본점이 자리한 LA한인타운의 오피스 건물 등 몇 몇 건물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입주율이 90%를 훌쩍 넘기는 좋은 건물을 매각한 일도 있다. 메이시스 백화점이 입주한 LA다운타운의 대표적인 건물 중 하나인 ‘700 S. Flower st.’ 빌딩은 현재 개발업체 ‘라트코비치’ 측으로 매각하기 위해 에스크로가 진행 중이다.

제이미슨의 스캇 버린 디렉터는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상황이 나아지는 데 맞춰 좋은 오퍼에는 팔겠다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물 매각 대금은 다른 건물들의 채무 상환이 아닌, 신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이미슨이 건물 추가 매각에 나서도 놀라울 게 없다는 시각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부동산 투자업체 ‘캐시디 터리’의 아티 마하라즈 부사장은 “많은 수의 건물 매각이 지난 1년 새 이뤄졌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건물 중에는 부지가 함께 있는 것도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제이미슨이 다른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매각에 나서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체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어바인 사무실의 릭 푸트남 디렉터는 “시장 상황에 맞추기 위한 움직임일 것”이라며 “높아진 공실률과 채무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LA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사례”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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