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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의무실장 이어 대통령 주치의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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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로 이병석 강남세브란스병원장(57·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사진)이 내정됐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아직은 내정자 신분이지만 다음주께 공식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공식 임명되면 세브란스병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허갑범 내분비내과 교수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 주치의를 배출하게 된다. 청와대 의무실장도 김원호(소화기내과) 연세대 의대 교수가 내정된 상태라 박근혜 정부의 주치의와 의무실장을 모두 세브란스병원 출신이 맡게 됐다.

 대통령 주치의는 보수가 없는 명예직이지만 차관급 예우를 받고 대통령의 휴가와 해외순방, 지방 방문 등 모든 일정에 동행한다. 의무실장은 매일 대통령의 혈압과 맥박·체온 등의 기초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이 원장은 한국 약리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故) 이우주 전 연세대 총장의 아들이다. 이병인 연세대 의대 뇌전증연구소장의 동생이다. 198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 앤드 위민 병원에서 생식내분비학을 연구했다. 2011년 강남세브란스병원장에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2006년 ‘커터칼 테러’를 당한 이후 삼성동 사저에서 가까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질환과 관련한 검진을 받아왔다.

 세브란스 병원은 박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커터칼 테러 이후 박 대통령이 수술받은 병원도 세브란스병원이었다. 새누리당의 의료 공약에 관여한 신의진 의원과 인요한 국민대통합위원회(인수위원회 기구) 부위원장은 세브란스 병원 출신이다.

 그동안 대통령 주치의는 서울대 병원, 청와대 의무실장은 군의관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지정했던 만큼 서울대병원은 주치의 자리를 기대해 왔으나 세브란스병원에 내주게 됐다.

 대통령 주치의는 63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식 위촉됐다. 박 전 대통령의 주치의 가운데는 종두법을 도입했던 지석영 선생의 종손 지홍창 박사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방 주치의(신현대 경희대 한의대 교수)를 임명하기도 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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