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중앙동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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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곡이 익어가고 있는 들판을 눈앞에 두고 자리잡은 조그마한 초가집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지난달 「중앙동산」에 내 동생의 글이 실렸는데 그 상품이 학교로 해서 전달된 것이다. 남해도의 국민학교 학생으로 처음 「중앙동산」에 실린 데다가, 또 내 귀여운 동생의 것이라 더욱 반갑고 기뻤다.
상품 (학용품)을 받아온 동생은 말할 것도 없고, 담임 선생님께서도 칭찬해 주시고, 반 동무들은 손뼉을 짝짝 쳐주었다. 처음으로 이런 기쁜 날을 맞이한 듯 동생은 어쩔 줄 모른다. 이웃 아이들도 모여와 이 기쁜 일을 부러워하는 것 같고 울타리 밑 일년초 꽃들도 오늘 따라 더 많이 피어서 우리 집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 같다.
저녁땐 일하러 나가셨던 아버지께서 돌아오셔서 이 소식을 아시곤 『우리 연심이가 신문에 나서 상품을 다 타다니』 하시며 싱글벙글이시다. 어머님도 『우등상보다 더 낫구나』 하신다. 이날만은 가난 따위에 지친 주름살들이 펴졌다.
온 가족이 이렇게 즐거워하고, 기뻐한 날은 일찍이 없었다. 이런 반가운 소식이 자주 있어준다면 명랑하고 즐거운 집이 될 것 같았다. <송길심·15세·학생·경남 남해군 남해면 죽산리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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