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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장학사 논술점수 조작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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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충남교육청 장학사(교육전문직) 시험 비리는 조직적인 사전 모의가 있었던 것으로 교육청 자체 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충남교육청 유재호 감사관은 4일 “제24기 전문직 전형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구속된 장학사들이 일부 응시자의 논술 점수를 높게 또는 낮게 주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3월 4일자 14면]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구속된 감사담당 김모(50) 장학사 등은 합숙소 입소를 앞둔 논술 출제위원 4명을 만나 응시자 10여 명의 논술 점수를 높게 또는 낮게 주도록 압력을 줬다. 특정인을 합격시키고 또 다른 특정인들은 떨어뜨리기 위한 점수 조작이었다. 또 논술 시험 문제는 출제위원 7명이 6문항씩 출제해 공동 토의를 통해 문제를 선정하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는 출제위원장(A교장) 등 일부 위원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충남교육청은 출제위원장 A씨를 형사고발하고 출제위원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장학사 B씨를 수사 의뢰하는 한편 출제위원 7명에 대해선 징계 처분할 방침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자체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 대부분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진 것이어서 알맹이 없는 뒷북 감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은 이날 김종성(64) 교육감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교육감은 교육전문직 선발시험에 앞서 응시 교사들에게 1000만~3000만원을 받고 시험 문제를 유출했다가 구속 기소된 장학사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형식·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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