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국 웨스트엔드 진출하는 '명성황후'

중앙일보

입력

뮤지컬 '명성황후'가 세계적인 뮤지컬 본산지의 하나인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 진출한다. ㈜에이콤인터내셔날(대표 윤호진) 은 이 작품을 내달 1-16일 런던의 아폴로 헤머스미스 극장에서 19회에 걸쳐 상연한다.

국내 창작 뮤지컬이 웨스트엔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에이콤인터내셔날은 현지 관객을 겨냥, 작품 대사와 가사를 모두 영어로 고치는 한편 영국 작곡가에 의뢰해 6곡을 새로 쓰고 나머지 곡들도 편곡하는 등 영어판 작품을 새로 준비했다.

특히 세계적 뮤지컬 제작자 캐머론 매킨토시와 함께 작업중인 작곡가 스테판 콜맨을 비롯, 여성 작곡가 조지나 세인트 조지가 작.편곡 및 영어 가사 작업에 참여했고, '미스 사이공' 음악감독이었던 존 릭비가 지휘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이미 뮤지컬 '왕과 나'(King & I) 로 영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해진 이태원이 명성황후에 캐스팅된 것을 비롯, 고종에 조승룡을 새로 기용하고 이희정, 김성기, 홍계훈 등 40여명의 배우가 참여한다.

이번 공연의 대관은 대관료 7만5천파운드(한화 약 1억4천만원) 와 입장권 판매수입의 20% 가운데 더 큰 쪽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성사됐다고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밝혔다.

공연장인 아폴로 헤머스미스 극장은 뮤지컬 '더 프로듀서스(The Producers) '제작에도 참여한 세계적인 공연투자회사 SFX가 운영하는 극장으로 74년의 역사와 3천400여석의 객석, 고풍스러운 외관을 지니고 있다.

당초 공연팀이 가장 부담을 느꼈던 부분은 영어 가사의 전달력이었으나 코러스로 공연팀에 새로 합류한 김희정씨의 영국인 남편 제럴드 폴 클라크씨가 배우들의 발음교정을 자청하고 나서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됐다.

케임브리지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다 김씨와 만나 결혼,'명성황후'와도 인연을 맺은 클라크씨는 "일부 발음이 잘 안 되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가사 전달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문화관광부와 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포함, 총 17억원이 투자된 이번 공연에서 전체 좌석의 60%인 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호진 대표는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82년부터 웨스트엔드의 공연을 봐 왔지만 이만한 수준의 작품이라면 세계 어디에 가도 뒤지지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로써 '명성황후'는 지난 97-98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공연에 이어 세번째로 해외 무대에 서게 됐다. 95년 초연 이래 국내외에서 367회 공연에 40만관객을 동원한 이 작품은 뉴욕타임즈로부터 '어떤 국적의 관객이든 감동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받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명성황후'가 세계 무대에서 얼마만큼의 상품성과 예술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자리로 그 성패에 국내 공연계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 작품은 웨스트엔드 공연후 3월 15-31일 국내에서 영어판 및 한국어판으로 다시 공연된다. (서울=연합) 정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