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또 불산 누출 … LG 측 쉬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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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9월 불산 누출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진 경북 구미 산업단지에서 또다시 불산이 포함된 유독물질이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과 환경당국에 따르면 2일 오후 8시34분 구미시 임수동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초산·질산을 섞은 혼합산 30∼60L가 유출됐다. 이날 사고는 혼합산의 불순물을 걸러내는 필터의 덮개에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한 직원들이 이를 교체한 뒤 시험가동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회사 측은 현장에 있던 직원 11명을 대피시킨 뒤 자체 방제팀을 투입해 중화제를 뿌리고 흡착포로 혼합산을 제거했다.

 LG실트론은 불산 유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으나 사고 발생 26시간 만에 익명의 내부 제보자에 의해 행정당국에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유출된 양이 적고 인명 피해가 없었으며 공장 밖으로 유출되지도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미경찰서 이영동 형사과장은 “유독물질이 유출되면 즉시 신고해야 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 이외에 유독물질에 노출된 근로자가 있는지를 방문 수사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공장 우수로 3개 지점에서 수소 이온농도(pH)를 측정한 결과 6.3∼7.8의 중성으로 나타났고 공장 건물 밖 세 곳의 대기를 측정했지만 불산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권삼·김윤호 기자

◆불산 누출 사고 일지

-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시 ㈜휴브글로벌(5명 사망, 18명 부상, 주민 600여 명 대피)

- 2013년 1월 2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반도체공장(1명 사망, 4명 부상)

- 2013년 3월 2일 경북 구미시 LG실트론 불산 등 혼합산 누출(사상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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