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부발표 요지 "페소화 7일부터 40% 평가절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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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페소화 환율을 달러당 1.4페소로 평가절하하고 7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호르헤 레메스 레니코프 경제장관은 이날 상.하원의 비상경제개혁법 의결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11년간 유지돼 온 태환정책은 오늘로써 마감되고 내일부터 상품과 서비스, 자본거래에 대한 새로운 환율체계가 시작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가절하 초기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은행이 7일부터 이틀동안 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예금인출 제한조치를 일부 완화, 월급에 한해서는 새로운 환율체계를 적용, 인출상한선을 1천500페소(미화 1천71달러)까지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레니코프 장관이 밝힌 비상경제대책의 주요내용이다.

▲태환정책 폐지 및 페소화 평가절하
달러화에 대한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1.4페소에서 당분간 고정된다. 외채이자나 로열티, 자본이익금 등의 송금에 제한이 뒤따르며, 이 조치로 아르헨 정부에 100억달러의 수입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환율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억제 정책을 시행한다.

▲달러화의 자유로운 사용
국내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 관광객이나 소규모 송금시 달러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율은 공식환율보다 10%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일정기간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되 국내경제가 안정되면 시장의 수급기능에 맞춘 변동환율제로 갈 것이다.

▲재정안정 계획
금주내로 재정안정 계획이 완료되면 통화발생과 관련한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다.

통화발행량은 정부의 순수 외환보유고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중앙은행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는 금융체계를 수정할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평가절하에 따른 2002년 예산안 보전을 위해 120억페소가 추가소요된다. 페소화 대체화폐인 레코프(Lecop) 공채도 14억페소 가량 추가발행한다.

▲달러채무의 페소화 전환
10만달러 미만의 달러빚은 페소화로 전환된다. 중소기업체의 채무와 은행대출, 신용카드 체불액, 자동차판매용 담보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페소화로 전환되는 채무는 시가가 아닌 대출이나 판매 당시의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

기업에 대해서는 금리인하와 대출금 분할상환 등 별도의 재정강화 대책이 적용된다.

정부의 재정상태가 호전될 때까지 정부 또는 민간 차원의 외채상환은 중단된다.

▲올해 예산안
금주중 평가절하를 바탕으로 새로운 예산안을 편성한다. 재정적자 제로를 목표로 110억페소 가량의 예산 축소조정이 있을 것이다. 평가절하 조치로 30억페소 가량의 `공중분해'될 전망이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대통령도 이 점에 공감했으며, 긴축예산을 주문했다. 오는 20일 이전까지 의회가 새 예산안을 의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새 예산안은 외채 재협상을 앞두고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외채협상
이달말쯤 외채 재협상이 시작된다. 우선 미국 재무부 및 국제통화기금(IMF)과접촉할 예정이다. 비상경제개혁법이 의결됐고 금융시스템 개선방안을 강구중이고, 재정적자 제로를 목표로 한 새 예산안이 의결된다면 외채협상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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