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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외 주말의 TV토요영화

중앙일보

입력

트루먼 쇼(MBC 밤 11시10분)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현대인과 이런 비정상적인 감정을 장삿속으로 이용하는 현대 미디어를 비판한 영화.

TV방송들이 시청률 경쟁을 벌이면서 자극적인 장면을 남발함에 따라 시청자들의 감각도 무뎌지고 이에 맞춰 방송국들은 더욱 강도 높은 자극을 추구하게 되는 악순환이 현대인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다.

'트르먼 쇼'는 이런 상황을 풍자한 블랙 코미디풍의 영화.

특히 코미디 연기만 장기인 줄 알았던 짐 캐리가 자유가 구속당한 가련한 남자 역을 풍부한 감정으로 풀어내 영화의 인기에 큰 몫을 했다. 이 영화로 그 해 골든 글러브 남우주연상을 탔다. 에드 해리스도 한 사람의 인생이나 감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한적인 면모를 가진 방송국 책임자로 나와 호연했다.

감독은 호주 출신의 피터 위어.1998년작.★★★☆(★다섯개가 만점, ☆은 ★의 절반)

태양은 없다(KBS2 밤10시30분)
1998년 개봉 때 정우성과 이정재의 거칠고 반항적인 연기로 젊은이들 사이에 화제가 됐던 작품.요즘 한창 '물이 오른' 한고은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배운 것 없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한 푼없이 오직 몸뚱아리 하나에 기대 사는 도시의 아웃사이더 이야기.복싱 선수 출신의 도철(정우성) 은 경기중 당한 부상으로 흥신소로 흘러들고,거기서 돈만 벌면 뭐든지 한다는 오기로 똘똘 뭉친 홍기(이정재) 를 만난다.

흥신소라지만 채권자의 부탁으로 빚쟁이들을 찾아가 협박이나 일삼는 게 주된 일이다.한편 도철은 미미(한고은) 에게 끌리지만 스타가 꿈인 그녀에게 한물간 복싱선수 출신이 성에 찰 리가 없다.홍기는 홍기대로 동네 깡패에게 진 빚으로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간다.

감독은 '런어웨이' '비트'에 이어 작년엔 무협물 '무사'를 연출했던 김성수씨.★★★

볼로뉴숲의 여인들(EBS 밤10시)로베르 브레송 감독은 일반인들에겐 낯설지만 '어느 시골사제의 일기''잔다르크의 재판''소매치기''돈''무셰트',최근 방영됐던 '당나귀 발타자르' 등으로 영화 애호가들에겐 경외의 대상이다.

1999년 92세로 작고하기까지 불과 14편만 남긴 과작(寡作) 의 작가였지만 각 작품마다 엄격하고 간결한 형식을 장중한 주제로 연결시키는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스토리와 화면 구성에 군더더기가 없어 일견 냉정해 보이지만 인간 존재의 내밀한 모습을 환기시키는 이미지들의 힘은 대단하다.

'볼로뉴숲의 여인들'도 인간에게 내재한 열정과 복수에 관한 영화이다.1945년작으로 그의 셋째 영화.

헬렌(마리아 카사레) 은 애인인 장(폴 베르나르) 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자 배신감에 치를 떤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감정에 눈이 멀어 자제력을 잃기보다는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새 애인을 소개해 그녀에게 빠지게 한 다음 결정적인 순간에 비수를 들이댈 생각인 것이다.

원제 Les dames du bois de boulo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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