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지놈 지도 완결… 99% 인간과 같은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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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인 침팬지의 지놈(유전체) 지도가 처음으로 완성됐다.

한.미.일 등 6개국이 공동연구에 참여한 침팬지 지놈 국제컨소시엄은 3일 침팬지 지놈이 34억개의 염기로 이뤄져 있으며, 그 중 98.7%가 인간과 같은 구조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완성된 인간 지놈 지도 완성에 이은 생명공학계의 획기적인 연구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침팬지 지놈 국제컨소시엄은 한.미.일.중.독.대만의 지놈 관련 연구소가 지난해 3월 결성한 공동 연구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연구센터 박홍석 박사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미 사이언스지 4일자에 발표됐다.

이에 따라 인간 지놈과 침팬지 지놈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뇌 기능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치매 치료제 등 유전자 신약 개발도 가능하다. 또 인간과 침팬지간에 1% 정도의 염기 구조만 다른데도 불구하고 지적 수준이나 감성.형태 등에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는 원인을 유전자 측면에서 규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朴박사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인체의 신비를 푸는 데는 지금까지 주로 실험동물로 사용한 초파리나 쥐.토끼 등으로는 불가능한 게 많다"며 "앞으로 침팬지 지놈 지도를 이용해 유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컨소시엄은 올해 안에 침팬지 22번 염색체를 완전 해독, 사람의 21번 염색체와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21번은 알츠하이머.다운증후군 등 20여가지 병의 원인 유전자가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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