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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스타열전] ② 지네딘 지단

중앙일보

입력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다."

세계 최강 프랑스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0.레알 마드리드.사진)은 최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년 뒤 은퇴할 계획이다.마지막 월드컵인 2002대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면서도 예선전 퇴장으로 아쉽게 최우수선수(MVP)를 놓친 지단의 2002 대회 출사표는 여러모로 남다를 수밖에 없다.

◇ 가난한 소년의 꿈

축구에 남다른 식견을 가진 것으로 이름난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98월드컵 당시 프랑스팀 10번 포지션에 지단 대신 델 피에로가 있었다면 프랑스가 FIFA컵의 주인이 되지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델 피에로를 이탈리아 최고의 공격수로 치켜세웠던 나나미였기에 그만큼 지단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고의 이적료(6천5백만달러.약 8백19억원)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지단은 1972년 아랍계 프랑스인이 많이 거주하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태어났다.

지역 유소년팀 코치의 추천으로 11살때 '셉템므 스포르 올랭피크'에서 실력을 쌓았고, 6년 뒤 꿈에도 그리던 프랑스 프로리그 '칸'에서 데뷔했다. 94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지단은 첫 A매치인 체코와의 경기에서 세계적인 선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0-2로 뒤진 후반 17분에 교체 투입된 지단은 종료 5분을 남기고 혼자 두 골을 넣으며 무승부를 만들었던 것이다. 8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볼보이를 하면서 그의 영웅인 미셸 플라티니의 활약을 지켜보던 지단이 꼭 10년 만에 그의 꿈을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 세계 최고로 도약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지단은 이탈리아와의 8강전과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결승전 단 한게임으로 그는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 지단은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세계 최강 브라질전에서 전.후반 한골씩 넣으며 프랑스에 우승컵을 안겼다. 지단은 '유로 2000'에서 다시 한번 진가를 보이며 프랑스를 세계 랭킹 1위에 올려놓았다.

◇ 아트사커 2연패 일군다

축구 전문가들은 지단을 두고 현란한 개인기와 넓은 시야, 폭발적인 킥 등 미드필더가 가져야할 모든 걸 갖춘 선수라고 평가한다. 자로 잰듯 정확한 스루패스 때문에 섣불리 다른 공격 선수를 떼놓고 전진할 수도 없고 파워있는 중거리슛 때문에 공간을 줄 수도 없다.

지단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역대 베스트10에 들어갈 만한 선수고 내 기량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히고 "2002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겠다"고 했다.

프랑스가 월드컵 2연패를 안을 수 있을지는 지단의 활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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