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임시대통령 1주일만에 전격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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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주정완 순회특파원] 아르헨티나가 거의 무정부 상태로 들어서고 있다. 약 2주 전 경제난에 찌든 서민의 폭동 사태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취임한 임시 대통령도 1주일 만에 또 사임했다.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임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정치권의 내분으로 사임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아야 할 라몬 푸에르타 상원의장마저 건강을 이유로 의장직을 곧바로 사임함으로써 아르헨티나 정국은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에두아르도 카마노 하원의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이어받아 곧 상.하원 합동회의를 소집해 새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예정이다.

로드리게스 사 임시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소속 당인 페론당의 지지를 얻지 못해 더 이상 다른 길이 없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임기 문제와 경제회생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페론당 출신 주지사 회의를 소집했으나 주지사 다수가 그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참석을 거부함에 따라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로드리게스 사 임시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제3의 화폐(아르헨티노)발행 등 경제회생 대책은 불가피하게 표류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마노 하원의장은 "임시 대통령 선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현재 의회 지도자들과 접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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