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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박정태·강상수, 위험한 연봉 줄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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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대한(大寒) 추위를 넘기고 입춘(立春)을 앞뒀건만 두 남자는 여전히 춥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와 투수였던 박정태(34).강상수(32)가 야구인생의 최대 고비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신청한 두선수는 22일 현재 미계약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FA 선수가 이달 31일까지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못할 경우 올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박정태는 21일 부산 롯데 구단사무실에서 계약기간 2년, 총액 10억원을 최종 요구안으로 제시했고, 롯데는 2년간 6억원 입장을 밝혔다. 당초 3년 7억원을 요구했던 강상수는 22일 구단안(3년 4억원)에 원칙적으로 합의, 조만간 재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백심(白心)은 떠났다

구단이 강하게 나오는데는 백인천 감독의 뜻이 실려 있다. 백감독의 마음은 두 선수에서 떠난 상태다. 22일 전화통화에서 "준비 안된 상태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계약한다 해도 이미 늦었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상 두 선수를 올해 팀 전력에서 제외시켰다는 얘기다.

▶보상과 평가

1999년에 도입된 FA 제도는 선수에게 '대박'의 기회였다. 그러나 그간 FA 선수 대다수의 성적이 저조하자 구단들도 선수의 과거에 기대기보다는 현재와 미래가치에 대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선배 야구인들은 갈림길에 선 두 선수에게 '돈'보다 '야구'를 선택하는 것이 모두가 사는 길임을 지적한다. 강병철 전 SK 감독은 "FA 제도의 활성화는 둘의 어깨에 달렸다. 1년 계약을 한 뒤 좋은 성적을 거둬 더 많은 몫을 받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충고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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