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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세대 CEO들 경영방식도 신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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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신세대 최고경영자(CEO)들은 윗세대들의 경영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40대인 이들은 권위주의에 치우쳤던 구세대 경영인들과 달리 겸손함과 카리스마적 성향을 적절히 조화시킬 줄 알고, 위기상황에선 과거 오너 경영인들이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들은 또 형식적으로 도장이나 찍는 데 그치는 종래의 겉치레식 이사회 기능을 대단히 싫어하며, 이사들이 실질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도록 지휘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 이런 신세대 CEO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제너럴일렉트릭(GE)의 CEO 제프리 이멜트와 휼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P&G의 A G 래플리, 월드컴의 마이클 카펠라스,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에드워드 브린, 갭의 폴 프레슬러, 마텔의 밥 에커트, 제록스의 앤 멀케이 등을 꼽았다.

올해 46세인 GE의 이멜트 회장은 형식적인 보고와 시늉만 내는 질문으로 일관하다가 고급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순으로 끝을 내는 겉치레식 이사회를 몹시 싫어한다. 그는 최근 이사회의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이사가 이사회에 1백% 참석하도록 지시했다.

또 중립적 사외이사의 수를 늘리고, GE와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 출신의 이사 2명을 쫓아내는 한편 자체 감사위원회의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엔 이사회 모임에 참석하는 이사들의 '거마비'제도까지 폐지해버렸다.

이멜트 회장은 이사들이 1년에 적어도 2회 이상 GE 계열사에 경영진을 대동하지 않고 방문해 일선 직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멜트 회장과 동갑내기인 갭의 프레슬러와 올해 55세인 P&G의 래플리 회장은 현장 직원들과의 대화를 위해 수천마일씩 여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프레슬러는 작업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보며 "종업원들에게서 배운다"는 의지를 보이는 인물이다.

올해 48세의 여성 기업인인 휼렛패커드의 피오리나 회장은 여성적인 섬세함과 카리스마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1999년 CEO에 취임한 이후 자신을 언론에 지나치게 부각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피오리나는 창업자 가족들과 거칠게 싸우며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컴팩과의 합병을 꾸준히 설득, 결국 성공을 거두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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