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 비즈니스] 시간제 렌터카 '집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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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만큼 차량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곳도 드물다.

연료비가 싸다지만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길어 기름값이 만만치 않다. 연평균 보험료는 최고 1천달러가 넘는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이 별로 없는 데다 택시는 5분만 타도 10달러를 넘어가고, 하루씩 빌리는 렌터카도 최소한 50달러 정도는 줘야 한다. 결국 자주 이용하지 않는데도 어쩔 수 없이 가정마다 어른 수만큼 차를 굴려야 한다.

2000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집카'(Zip-Car)사는 바로 이같은 교통현실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성공을 거뒀다.

'시간제 렌터카', 또는 '이웃끼리 필요할 때 돌아가며 타는 차'라는 개념을 사업화한 것이다.

우선 가입료 25달러, 연회비 75달러를 내고 회원에 가입한다. 한 회원이 인터넷 사이트(www.zipcar.com), 또는 전화로 '언제 어디서 출발해 몇시간 동안 사용하겠다'고 신청을 하면 본사의 컴퓨터가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돼 있는 이용 가능한 차를 찾아준다.

물론 이 차는 다른 회원이 이용한 뒤 세워둔 것이다. 예약이 끝나면 본사 컴퓨터는 즉시 예약한 차의 컴퓨터에다 무선통신으로 예약자의 정보.이용시간 등을 자동으로 전달한다. 차의 운전석에는 작은 카드판독기가 설치돼 있고 지정한 시간에 나타난 예약회원이 회원카드를 갖다대면 차문이 열린다.

목적지에 도착한 회원은 예약 당시 본사에서 미리 알려준 인근의 주차장에다 차를 세워놓으면 된다.

이때 렌터카의 컴퓨터는 회원의 이용시간.마일리지를 본사에다 통보한다. 그러면 본사 컴퓨터는 시간당 평균 4달러50센트(마일당 40센트)의 이용료를 매달 말 회원의 신용카드 거래은행에 청구한다. 보험료는 회사가, 휘발유값은 운전자가 부담한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 존 뉴튼은 "첨단 컴퓨터장치와 회원카드를 이용한 자동 개폐시스템(특허 확보)을 갖추고, 회원 25명당 한대꼴로 차량(주로 소형차)을 구입하느라 초기 투자 부담이 컸지만, 모든 업무가 컴퓨터로 이뤄지다 보니 그 후에는 인건비와 유지비가 적게 들어 갈수록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원은 미국 전역에 5천5백여명이며 매달 2백여명씩 늘고 있다. 지난해엔 뉴욕과 워싱턴에 지사도 설립했다. 지사를 포함해 전체 직원은 25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백40% 늘어나 약 3백50만달러를 기록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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