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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오르는 교복 가격 … 동복 평균 30만원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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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한 중학교 앞.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16일 천안 쌍용동 로데오 패션거리. 주말을 이용해 쇼핑을 나선 가족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총 4군데의 유명 교복 브랜드 점포들은 교복을 맞추거나 이미 맞춘 교복을 찾기 위해 나온 학생들과 학부모의 발길이 잦았다.

 이 곳 브랜드 점포들의 동복 교복 가격은 평균 30만원 대 초반. 여기에 블라우스나 셔츠를 한 벌 더 추가하거나 바지를 추가하면 30만원 대 후반에서 40만원이 훌쩍 넘는다. 체육복까지 사면 비용은 더 커진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해마다 오르는 교복 가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장경순(47·여·성정동)씨는 비싼 교복 가격에 가장 놀랐다. 해마다 부쩍부쩍 자라는 아들의 성장 속도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사이즈를 선택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바지는 나중에 따로 추가 구매하려고 했지만 동복은 때를 놓치면 맞는 사이즈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원의 말에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 이월상품은 20%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었지만 원단의 질감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말에 신상품으로 주문하게 됐다. 이렇게 바지와 셔츠를 한 벌씩 추가했더니 40만원이다.

장씨는 “아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뚜렷하다 보니 아이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가 없다. 혹여 우리 아이가 기죽을 까봐 걱정돼 좀 비싸다 싶지만 분위기를 따라가게 된다”고 토로했다.

 아산 배방읍에 사는 학부모 김광남(39·여)씨는 “일반 사복 가격을 생각하면 3년 동안 입을 교복 가격은 그나마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브랜드가 개성 없는 맞춤형 브랜드가 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생은 좀 덜한데 중·고등학생들은 친구들끼리 온양온천역 근처의 유명 브랜드 로드숍을 많이 구경 다니는 눈치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비교하며 경쟁하듯 비싼 브랜드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신입생들에게 들어가는 지출은 교복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학기를 맞아 새로 장만하는 책가방이며 운동화 등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교복 위에 걸치는 점퍼만 해도 20~30만원이 넘는데다가 가방과 운동화는 기본 10만원이 넘는다. 학생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브랜드를 좇아 몇 가지를 구입하다 보면 교복을 포함해 평균 80만원에서 100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덕분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백화점과 패션거리, 온양온천역 근처의 로드숍은 신학기 특수를 누리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천안아산지부 손순란 대표는 “천차만별인 교복가격도 문제지만 10대들의 그릇된 소비문화도 문제다. 아이들의 등살에 힘들어하는 학부모들을 많이 본다”며 “2013년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은 ‘교복을 포함한 다소비 제품 물가 안정을 위한 모니터링 사업’과 ‘과시형소비사회근절을 위한 소비자교육’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홍정선 객원기자 ,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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