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9단의 빠른 창-백11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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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 제2국
[제7보 (114~132)]
白·한국 曺薰鉉 9단 | 黑·중국 王煜輝 7단

공격군으로 투입했던 백이 오히려 쫓기고 있다. 전보에서 曺9단은 몹시 뻣뻣한 수를 두었는데 이 한 수가 바둑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부드러움 속에서 힘이 나온다.'부드러운 바람, 빠른 창'은 바로 曺9단을 상징하는 말인데 曺9단은 최근 거친 야전 속에서만 살아온 탓인지 그만 전보에서 부드러움을 놓쳤다.

114 끼우고 116 붙인 수가 교묘하고도 날카롭다. 117로 몰자 118로 우드득 끊어 큰 패가 났다.

흑의 王7단은 워낙 큰 패라 팻감을 찾을 수 없다. 王7단은 123으로 살자고 했고 백은 124로 시원하게 빵따내버렸다. 116은 曺9단의 '빠른 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16에 흑이 '참고도'처럼 응수하면 패는 막을 수 있지만 집모양이 다 부서져 손해가 크다. 백A도 선수여서 뒷맛도 사라진다.

흑이 이길 수 없는 그림이라고 한다. 124로 빵따내 백이 다시 좋아졌다. 흑은 중앙 양곤마가 급해졌다. 비세를 의식한 王7단은 상변을 125로 살린 뒤 중앙 대신 127에 두고 버틴다.

백이 127 자리를 단수해버리면 흑은 두점을 잇지 못한다. 이 두점은 두텁다. 중앙이 다 죽는 한이 있어도 이 두점을 버릴 수는 없다고 王8단은 이를 악물고 있다. 132로 공격 개시.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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