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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서 일군 부…「오스트리아」 포도주 축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오스트리아」동부 「부르겐란트」주 「아이젠슈타트」시에서는 매년 전통적인 포도주 사육제가 열리는데 올해도 9월 2일을 기해 사육제가 성대히 벌어졌다.
이곳은 아주 오래 전에는 사막이라고 불릴 만큼 사방이 평평한 황무지로 되어있는 가난한 땅이었으나 이곳의 부지런한 농부들이 포도재배를 시작, 이것이 성공하자 갑자기 부유한 땅으로 일변되었다.
이곳은 원래 「헝가리」영토였으나 1932년 「파리」조약에 의해 「오스트리아」에 귀속되었다. 주민 약30만에 너비 약4천 평방「킬로」-. 주민대부분이 포도재배에 종사하며 이리하여 해마다 약3백만「리터」(「오스트리아」 전 생산량의 3분의1)의 포도주를 생산해 낸다.
이들은 매년 늦은 여름 포도수확을 앞두고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껏 마시고 춤추며 즐기는 동시에 포도주 맛을 판가름하는 포도주 잔치를 가지게 된다. 각자 자신의 처방과 맛을 자랑하는 농부들이 그들의 포도주를 이 축제에 「출전」시키는데 1등의 영예를 차지하기 위해 가족은 물론 친척·친지들까지 총 동원되어 응원한다. 「아이젠슈타트」 시립회관을 중심으로 거리마다, 집집대문 앞마다 포도주 맛과 특성을 쓴 벽보가 나부끼고 있어 진짜선거전을 무색케 할 정도이다.
열흘동안 열리는 이 축제에 정부는 엄격히 선발된 노련한 포도주감정 전문가 약20명을 파견하여 결승에 진출한 10여종 포도주의 색·맛·향기를 보아 등수를 결정짓게 한다.
이번 축제의 주인공이 된 「오가우」 홍 포도주는 1932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포도주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는 유명한 포도주이다. 이 포도주는 그 옛날 강력한 「터키」군의 침략으로 이 땅이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 때 「터키」군이 승전을 앞두고 마구 이 술을 마셔 취했기 때문에 전멸했다는 일화도 남겨놓고 있다.
이때 체포된 「터키」병사가운데 다수는 포도주맛 좋고 인심 좋은 이 땅에서 살겠다고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빈=오원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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