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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를 일 두 가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호떡집에 불난 것 같은 미증유의 소란을 일으킨 속칭 「사카린 원료」 밀수사건에 대해서 모를 일이 두 가지 있다. 물론 누가 했든 밀수를 한 것은 백 번 잘못한 일. 행위를 미워하되, 인간을 미워해선 안 된다는 낡은 법언을 들먹일 것도 없다. 그러나, 밀수의 장본인이 누구였느냐 하는 문제를 가리는데 있어서, 나라의 거의 모든 「매스컴」 매개체로부터 집중적인 공격과 비난을 받아 온 삼성에 주어진 해명의 기회와 여지가 극소였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각설하고 잘 알 수 없는 일의 첫째는 지난 5월 달에 있었던 일로서, 이미 모든 법적 응징이 다 끝난 사건이 왜 하필이면 이제 와서 익살맞은 망령같이 되살아났느냐 하는 것이다. 밀수라는 5대 악에 속하는 범죄라면, 마땅히 국민이 알아야 하고, 그러한 중대사건이면 보도하고 논평하는 것이 「매스컴」의 의무이다. 그러나 「매스컴」은 학술지나 학위논문이 아니기에, 보도·논평할만한 일이 생기면 때를 놓치지 않고 즉각 덤벼들어서 파헤쳐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이번엔 지나치게 행차 뒤의 나팔식이 되고만 것이 어이없기도 하고, 또 그렇게 된 연유가 알쏭달쏭하다.
무슨 일이 터져 나와서 별안간에 온 장안의 화제로 등장하게 되면, 사람들의 심리는 기하급수적으로 격하게 돼서 사실의 규명이란 자칫하면 거의 가망 없는 일이 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 세인의 경우이고, 여론을 이끌어갈 「매스컴」마저 그 흥분의 도가니 속에 휘말려 들어간다면 목자가 양떼를 저버리는 것이 된다. 알 수 없는 일의 둘째는 신문에서 「사카린 원료」로 시작된 얘기가 어째서 삽시간에 백「시멘트」로 번지고, 「폴리에틸렌」으로 비화하게 됐느냐 하는 것. 「사카린 원료」를 백「시멘트」로 잘못 알고 발설했으니 취소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있다고 하고, 「폴리에틸렌」이라는 물건은 지금 통관절차를 밟고있는 것이어서 말썽이 될 건더기가 없다.
일체의 밀수행위를 박살하자. 사실대로, 법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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