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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서울의 발견 조세프·B·켈리중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내가 서울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도 이도시는 내게 낯선곳같지 않다. 한국에 오기전 나는 미국방언 어학교에서 서울에 관해 많이 들었다. 이학교에서는 5백년동안의 수도인 이도시를 그려주었고, 지금은 현대적도시 한복판에서 한국의 슬픈 과거를 조용히 말해주는듯한 남대문과 같은 흥미있는 곳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는 각각 혼을 가지고있다고 한다. 북평은 보석의 「런던」은 남자의, 그리고 「파리」는 여자의혼을 가졌다 한다. 「로마」는 영원의 도시, 「코렌하겐」은 휴일의 도시라 불린다. 서울은 어떤 혼을 가지고 있는것일까? 잠깐있는 동안 나는 서울은 분주한 젊은이 같다고 느꼈다.
서울이 조금도 낯설지 않았듯이 한국 사람들도 나에게는 낯설지 않은 것 같았다. 이것은 내가 국방언어학교에서 한국문화에 관해 여러 가지로 들은바가 있기때문일 것이다.
내가 알기에는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알고 또 존경하는 현인은 맹자와 석가모니이다. 특히 맹자의 설교는 이씨조선동안 정책적으로 보호를 받으며 일반대중에게 침투해서 한국사람들의 성격을 매우 보수적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설교와 사은상을 공부한 뒤 나는 한국사람들을 잘알게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이나마 한국에서 살아보니 나에게 소개된 한국은 옛날의 한국사회이지 결코 과도기에 처해있는 오늘날의 한국사회는 아닌것 같다.
나는 서울과 서울에 살고있는 사람들을 알게되는 것을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심리학자들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일의중간보다 일의 처음과 끝을 더잘 기억한다고 한다.
이말이 옳지않을까? 왜냐하면 나는 한국에 발을 디딘 첫날을 잊지못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그날의 흥분을 영원히 기억할 것 같기 때문이다. <필자·제8군 법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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