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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속의 월남총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쟁의와중에서 월남은 11일 제헌의원선거를 실시한다. 총1백8의석의 제헌의원이 이 선거로 선출되면 이달하순에 제헌의회가 소집될것이고, 또한 3개월이내에 대통령중심제헌법을 마련할것이며 명년3궐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하게될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선거에는「키」현월남수상이 종래의태도를 번복하고 출마의사를 비치고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금번 월남의 9·11총선은「베트콩」의 선거방해와 불교도들의 선거반대등으로 유례없이 어수선한게 또한 특징적이다. 그래서 현재 월남에서는 월남군은물론이려니와, 그곳에 주둔하고있는 각국군대가 일제히 경계태세로 들어갔다. 공산「테러」와 반대「데모」, 단식등의 소용돌이속에서 맞는 월남의 총선은 여러가지 특수한 의미에서 지난한 민주주의의 기초작업이라 할수 밖에없다.
첫째로「사이공」정부가 불교도들을 주축으로한 강렬한 민정이양압력에 부딪쳐 이선거의 실시를 결단하게된데부터 무리는 시작되었다. 둘째로 9·11총선은 월남전쟁의 특징적양상으로보아 전후방도 없고 적아도 식별하기 힘든 어려운 전쟁조건하에서 실시된다는데서 고민이 뒤따른다.
따라서 이번의 월남의9·11총선이 다시없는 긴장과 소란속에서 실시될것이라는것은 처음부터 예기되지 않은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의 무차별「테러」와 남녀불승들의 격한 반대운동속에서 치러야하는 9·11총선은 어지간히 힘겨운것이 아닐수없을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월남정부가 그토록 어려운조건 아래서 그래도 선거를 실시하기로한 용기와 노력에대해 경의를 표해두어야할것같다. 오늘날 월남전쟁이 군사적노력만으로 종결되지않을것이라 하는것은 이미 상식중의 상식으로 되었다하더라도 월남정부가 위와같은제난관을 무릅쓰고 민주주의의 충족을위한 노력을 개시하게되었다는것은 어느모로나 의의있는 일이다. 그렇긴하지만, 월남은 이제 민주주의 개화를위한 도정이 결코 안일한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닫게될것이고 또 깨달아야할것이다.
민주주의의 기초적인 절차만을 우선 거친다고해서 민주주의가 단번에 개화하는것은 아닐것이며 흔히 민중의지지위에 서있지 못하다는「키」정부에대한 내외의 비난드 일거에 불식하긴 어려울것이다. 그만큼 군정아닌 민정은 월등히 많은 어려움과 인내를 필요로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히 착실하게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축적을 통해서만 월남정부는 내외를향해 그정부가 민주주의를 실천할 의사가있으며 능력이 있다는것을 증명할수 있을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월남정부는 이제부터 더욱더 많은 난관과대결해야 할둣하다. 그러나 이 민주주의 개화를 향한 지루하고 힘겨운 험로는 어차피 월남이 거쳐가야할길이며 그래야지만 비로소 월남정부는 명실에맞는 내외의성가를 받게 될것이며 전쟁에 있어서의 궁극적인 승리에도 자신을 갖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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