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식의터치다운] 100년 역사의 '장미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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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골든 스테이트. 그러나 주인공은 ‘선샤인 스테이트’와 ‘콘허스커 스테이트’.

3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21세기 첫 시즌을 마감한 아마추어 대학풋볼(NCAA)이 25개 보울(Bowl)의 대진표를 확정, 1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치열한 포스트시즌 경쟁에 돌입한다.

지역축제인 각종 보울 가운데서도 최고의 관심은 LA인근 패사디나에서 마지막 대회로 치러지는 제88회 로즈보울이 단연 손꼽힌다.

대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전국랭킹 1-2위끼리 맞붙는 내셔널 타이틀 결정전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비록 캘리포니아 고향팀이 나오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동남부 사립 마이애미 허리케인스(11승)와 중서부 주립 네브래스카 콘허스커스(11승1패)가 대결하게 되어 전국적인 주목을 끌게 되었다.

미식축구 강세지역인 플로리다의 대표주자로 과거 4차례나 전국챔피언에 올랐던 ‘폭풍 군단’ 마이애미는 올해 1부리그 117개 학교중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 91년이후 10년만의 정상 재등극을 노리고 있다. 또 래리 코커 감독은 NCAA 사상 두번째로 취임 첫해에 내셔널 챔피언에 오르는 신화창조를 겨냥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6번째 챔피언십을 장담하는 네브래스카는 쿼터백 에릭 크라우치가 최우수선수에 주어지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수상한데다 미국에서 가장 광적인 팬들을 몰고 다니는 팀으로 유명하다.

9만3,000명을 수용하는 로즈보울의 티킷은 개당 150달러에 이르지만 이미 완전매진된 상태. 출전팀에 각각 2만장씩 돌아가고 ‘로즈 퍼레이드’ 주최측에 2만장이 할당된다. 또 51년동안 1위팀을 로즈보울에 출전시켜온 서부지구 퍼시픽-10(팩텐)컨퍼런스 10개팀에 1,500장씩, 중부지구 빅텐 컨퍼런스 10개팀에 550장씩 자동 분배되었다.

결국 일반시민이 장외 매표소나 티킷 매스터를 통해 구입할수 있는 ‘정상적인’ 물량은 고작 1만장 남짓이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중간 브로커들의 손에 넘어간다.

1월1일 패사디나 콜로라도 불러버드에서 장미 축제를 치르고 3일 오후 5시 킥오프되는 로즈보울은 ‘전국 챔피언 결승전’을 상징하듯 역대 최다인 500여명의 취재진이 전국에서 몰려들 예정이다.

관중석이 온통 붉은 색 장미빛으로 뒤덮이고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해온 남가주의 자랑거리, ‘센테니얼 로즈보울’의 개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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