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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은 뭣을 요구하나|「노라·노」여사의 권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그들의 생활을 모르고는 물건 팔기 힘들어요. 결국 그 물건이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최근 「하와이」에서 수출품「디자인」지도차 귀국한「디자이너」「노라·노」여사의 말이다. 노여사는 2년동안 「하와이」에서 의상「디자인」을 통하여 그들의 생활과 고객심리를 파악했고 앞으로 고급부인 기성복과 옷감·「액세서리」·생활공예품의 해외수출에 주력할 것이다. 다음은 노여사가 말하는 수출품의 성공하는비결-.
우선 그들의 의·식·주와 생활취미를 알아야하고 대부분의 소비자가 여성이니까 여성들의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작품포장도 중요한 조건중의 하나다. 구미 여성들은 동양여성들보다 새로운 상표에 관심과 매력을 느낀다. 그것은 일종의 개척정신과 통한다.. 그러므로 새릅고 값싸고 그들 생활과 어울리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상품이 환영받지 못한 것은 납품하는 물건이 견본과는 다른 조품이었다는데도있지만 그보다 그들의 생활을 전혀 모르고 만든것 들이기 때문이다.
한국고유의 것이라는 개념을 고쳐야한다. 그들의 생활에 젖어들 수 없고 시대감각을 무시한 옛것이 고유한 것 일수없다. 우리가 만든 물건은 남의것을 모방하지 않는한 재료와 방법등으로 이미 고유한것이다.
기계문명에 지친 그들은 옷감중에도 수직과 「핸드·프린트」를 좋아한다. 수공에서 오는 옷감의 결이 고르지 않은거라든지 색깔의 담의 차이가 그들의 구미를 살리는 것이지만 그들이 좋아하는 색깔과 선이 아니어서는 안된다. 상품의 종류는 인력을 많이쓰는 수공업품에 착안해야 한다. 민속에 비해 인건비가 가장싼곳이 한국이다. 나무나 놋·금·은·돌등한국에서 나는 소재에 한국적인 「아이디어」를 샅려야 한다.
흔히 자개나 나전칠기를 한국 고유한것으로 생각하는데 잘못이다.「호마이카」처럼 번쩍이는 것은 환영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연그대로의 나무색깔을 즐긴다.
해외시찰에는 사장들만이아니라 직접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가서 보고 연구한 다음 상품을 「디자인」해야 한다. 그들의 생활속에 스며들수있는 소재와 색깔과「디자인」에 성공한다면, 이태리의 「실크」와 구두, 일본의 「소니·라디오」, 불란서의 의상「디자인」에 이어 한국의 수공예품이 해외시장을 제패하는데 힘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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