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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제」냐 「진정제」냐의 인삼논쟁 결론|생약연구소장 우인근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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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의 인삼이 태평양 과학 회의에서 흥미있는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24일 회의에서 소련학자가 인삼의 효과는 『흥분작용뿐』이라고 발표하자 일본학자는 『아니다. 진정작용도 있다』고 맞섰다. 화학구조식까지 동원한 2시간의 논쟁에 대해 우리나라의 권위자는 『흥분·진정작용은 물론 항암작용까지 있다』고 판결을 내려주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약연구소장 우인근 박사는 이번 논쟁에 나선 소련·일본학자들은 모두가 인삼의 어느 한 성분만을 가지고 연구한 것이므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전은 소련이 양보하여 인삼의 신비로운 효과가 다시 국제적 관심을 모으게 됐지만 인삼의 효능은 아직 많은 연구의 여지를 갖고 있다.
실험방법·사용동물 또는 인삼의 재배지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인삼이 흥분·진정·항암 등 많은 약리작용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우 박사는 단언했다. 태평양 과학 회의에는 한국-일본-소련의 2편씩의 인삼연구 논문이 발표되는데 한국의 논문은 서울 약대 한구동 박사가 29일 발표할 우 박사와의 공동연구 「인삼의 항암효과」에 대한 것이다.
우 박사는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에서 인삼성분의 하나인 「알카로이드」가 항암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 작년 6월 그 곳 암 관계 전문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태평양 과학 회의에서 발표되는 것은 그 때의 연구를 더 발전시킨 것. 이와 같은 획기적인 연구를 해 낸 우 박사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 과학자와 소련 과학자가 흥분·진정 작용 논쟁 이외에도 성분이 6종류라느니 13종류라느니 말씨름을 하였다는 데 대해서 그와 같은 것이 모두 인삼의 전부를 놓고 따진 게 아니고 인삼의 세부만 건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인삼에 대한 연구분야가 아직도 수두룩한 신비의 식물이라고 못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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