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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정권의 「스탈린」적 광증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8월 초순 중공의 제8기 중앙위원회 제11회 전체회의가 열렸다가 폐회된 것을 계기로 현재 공공치하에서는 소위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불고 있다. 4년 만에 열렸던 이 중앙위원 전체회의는 세계 정세의 현황을 「대동요·대분열·대개편」의 시기로 특징짓고, 대미 투쟁의 굳은 결의를 재확인하면서 「소련 수정주의자」에 대한 비타협적인 투쟁전개를 다짐하고 제3차 5개년 계획 경제안을 채택했다. 그리고 이 회의는 지금까지 중공 중앙이 추진해 오던 「문화대혁명」이 정당한 것이었다는 것을 추인하고 「문화혁명에 대한 16개 항목 결정」을 채택하는 일방 문화혁명에 있어서 모택동과 아울러 국방상 임표가 지도적 역할을 했다고 그 업적을 찬양했다.
지난 18일 북평에서는 「문화혁명 경축 대집회」가 있었는데 이를 보도한 「인민일보」는 이 집회에 참가했던 각 방면의 책임자로서 약 2백 명의 이름을 열거했다. 이 서열은 문화혁명의 논공행상적인 것으로 보여지는데 임표나 진백달 도주 등의 격상과 유소기의 격하가 각별히 주목을 끈다. 여러 가지 징조로 보아 임이 중공의 「넘버 투 맨」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모의 계승자로서의 지위를 굳게 하고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주석이었고 당의 「넘버 투 맨」이었던 유소기의 존재는 매우 미약해졌는데 국부계 보도는 그의 실각설마저 전하고 있는 형편이다.
소위 「문화혁명」이라는 것이 모택동 사상 학습 운동, 반모 사상 숙청 운동의 형식으로 전개되어 왔지만 이제 와서 그것이 모·임의 「적극적인 반제국주의 투쟁노선」의 확립을 목표로 하는 권력투쟁으로서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는 것은 조금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주목을 요하는 것은 문화혁명의 전위적인 행동부대로서 청소년으로 조직된 「홍위병」이라는 것이 등장하여 낡은 문화적 전통을 일제히 쳐부수는 역할을 담당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홍위병」의 조직과 활동은 상기 「16개 항목의 결정」이 「청소년이 혁명의 주류이다」고 지적한 데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지만 그들이 모·임 등 당 중앙 주류의 전면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광신적인 파괴행동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북평에 있어서 「홍위병」의 지나친 파괴활동·숙청활동은 외국인은 물론 중공인들까지를 당황케 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운동이 중공 치하 전역에 퍼지는데 따라 다소라도 반모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자는 그 지위의 고하를 불문하고 숙청의 비운을 면하기 어려운 것 같다.
「문화혁명」이라는 것은 공산주의 혁명의식의 고양에 빙자하여 평화와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중공인들의 희망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대내적으로 반항구적인 불안·긴장 상태를 조성하는데 그 목적의 일부가 있는 듯 하다. 중공이 대중에게 「문화혁명」이라는 이름의 일대 기합을 가하고 혁명적인 긴장상태를 계속 조성하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폐쇄된 요새」로서 미국과 싸우고, 소련과도 맞서는 임전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서 국민정신의 총동원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사상 유례없는 사상 의식 개조운동은 생활의 향상을 원하고 평화로운 삶을 바라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완강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요, 모나 임이 바라는 대로의 성과를 결코 거두지 못할 것이다. 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모는 중공에 있어서 「레닌」적인 존재였었는데 그는 자기의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있어서 「스탈린」적인 존재로 이행코자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탈린」적인 광폭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모 통치체제의 발악으로 인해서 중공 치하 수 억 인민이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강요당할 것인가.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감사히 생각하면서 중국 본토 내에 일어나고 있는 광풍의 귀추를 주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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