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장훈·하니발 콤비 나이츠 6연승'합작슛'

중앙일보

입력

잔뜩 탄력이 붙은 초대형 트럭이 탁 트인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이 순간만은 어떠한 장애물도 질주를 막을 수 없다.

서장훈과 하니발이라는 두개의 엔진을 장착한 프로농구 SK 나이츠의 엄청난 에너지가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 썬더스마저도 가볍게 돌파했다.

나이츠는 16일 잠실에서 벌어진 썬더스와의 시즌 세번째 대결이자 이번 주 두번째 대결에서 서장훈과 로데릭 하니발의 눈부신 후반 활약에 힘입어 80-71로 승리했다. 이로써 나이츠는 파죽의 6연승을 구가하며 12승8패를 기록했다.

부천에서는 SK 빅스가 모비스 오토몬스에 84-82로 역전승, 14승6패로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4쿼터 초반 썬더스가 62-52로 앞섰다. 맞수의 대결에서 10점차는 크다. 그러나 하니발의 3점포에 서장훈의 정확한 점프슛이 서서히 나이츠의 추격에 가속을 붙였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75-67을 만드는 점프슛을 성공시킨 후 서장훈이 허공을 향해 포효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날 승리가 갖는 뜻을 서선수는 알고 있었다. 이제 나이츠는 선두 진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후반을 서장훈-하니발 콤비가 장식했다면 전반은 우지원의 무대였다. 우선수는 단순한 슈터가 아닌 정통 포워드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강한 수비와 박진감 넘치는 골밑 공격, 그리고 허점이 보이면 주저없이 날려 보내는 장거리포. 멋진 플레이가 가장 필요한 시간에 나왔다.

나이츠의 서장훈이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수비하며 힘을 빼놓고, 이규섭의 수비에 막혔다 싶었던 하니발이 시간에 쫓겨 던지는 점프슛은 번번이 림에 빨려들었다.

썬더스는 그렇게 끌려다녔고 1쿼터를 15-24로 뒤지면서 불길한 기운에 휩싸였다.

나이츠가 우선수에게 내리 7점을 빼앗기는 사이 흐름이 역류했다.5분30초쯤 31-29로 뒤집은 썬더스는 전반을 38-36으로 앞섰고 이 분위기를 후반까지 밀고가는데 성공,3쿼터 3분쯤엔 54-42까지 벌리면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썬더스는 4쿼터에서 서장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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