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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중무장을 하고 항노를 바꾼다. 암벽이 험준한 계곡이다. 가도가도 바위와, 험상 궂은 해초의 날갯 죽지들. 미역은 이미 늙어, 파초만한 잎사귀에 구멍이 성성하다. 허수아비의 옷자락처럼 으시시하다. 아니, 느닷 없이 발목을 북북치는 괴한이 있다. 상어의 습격이나 아닐까. 식은땀이 흐른다. 손목이 굳어지는 것도 같다. 허리 춤에서 단도를 꺼낸다. 덤비면 찌르리라.이번엔 누가 다리를 날름 날름 핥는 것 같다. 이건 또 무엇일까. 수중 총을 겨눈다. 누구든지 쏘리라.
자세를 바꾸어 공세를 취하자 가자미 한 녀석이 어슬렁어슬렁 지나간다. 방아쇠를 당긴다. 솟구치는 몸부림. 해저는 잠시 소란해 진다. 그리고는 다시 정적, 여기는 해저 16「미터」.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3 「킬로」동쪽 해저서 수중 「카메라」로 무영=오른편 위쪽에 보이는 것이 가자미. 총대를 끼어들고 험준한 해저를 헤엄쳐간다. 왼편 흰 반점이 보이는 것은 미역 잎을 무엇이 갉아먹은 모양이다.
◇수심 50 「피트」. 수온 18도. 「로라이·마린」「프라나」75 「밀리」F3·5 「베리· 코틀팸」 ASA125 피사체 거리 10「피트」 F5·6 50분의1초. <본사 수중 촬영대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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