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 레슬링 뺨맞고 한국 태권도에 분풀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레슬링을 2020년 대회부터 채택할 핵심 종목에서 제외키로 결정하자 일본 언론들은 연일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은 전체 금메달 7개 중 4개를 레슬링에서 땄다. 거대한 메달밭이 사라지게 되자 레슬링계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집단 패닉에 빠졌다.

 문제는 레슬링계와 일부 언론이 그 분풀이를 태권도에 퍼붓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레슬링협회 후쿠다 도미아키(福田富昭) 회장은 13일 “어디까지나 소문이긴 하지만 태권도와 근대 5종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경기단체들이 로비를 필사적으로 한 게 (레슬링 탈락의)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을 만나 태권도의 존속을 직접 요청했다” “퇴출 종목 결정에 참여한 IOC 이사들 중엔 세계태권도연맹 윤리위원장이 포함돼 있었다”는 분석기사를 냈다. 도쿄스포츠는 14일자 1면 ‘한국의 머니(돈) 이면공작 의혹, 태권도 대역전의 배경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신문은 “한국의 돈이 움직이지 않았겠느냐”는 익명의 경기단체 관계자 발언을 동원해 “한국은 다른 경기 부문의 국제조직 회장선거 등에서도 ‘실탄 공격’을 한다는 소문이 항상 돌았다. 레슬링이 그것(실탄 공격) 때문에 희생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서승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