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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상|「다이빙·코치」…한국인 2세「세미·리」가 내린 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한체육회의 초청으로 현재 우리나라「다이빙」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미국의 한국인 2세「세미·리」(46)씨는「런던」·「헬싱키」「올림픽」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적인「다이빙·코치」. 그는 주한미군의 무관(소령)시절을 제외하고도 한국을 다섯 번째 방문했고 동경「올림픽」때는 미국의 국제심판으로 활약하는 한편 여가만 나면 우리 선수들을 지도하여「은인」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미국의「로스앤젤레스」주에서 귀(이)전문병원을 개업하고 있는 그는 홀어머니 이은기(83)씨와 중국인 부인 사이에 태어난 딸「패밀러」(17)양, 아들「세미·리」2세(6)와 함께 살고있다>『한국의 수영발전은 어디까지나 당국의 협조에 달려있다』-지난 5일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운동장에 나타나 우리나라「다이빙」선수를 지도, 그의 특유한 성격의 일면을 보인「세미·리」「코치」는 그의 숙소인「뉴코리아·호텔」로 찾아간 기자에게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수영발전책을 말했다.
『미국이 동경「올림픽」에서 소련을 누르고 금「메달」을 휩쓴 것은 수영 인구의 증가에 따라「돈·숄렌더」같은 천재적인 선수를 많이 발굴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세미·리」씨는 미국의 수영인구 증가가 바로「로마·올림픽」에서 참패, 자극을 받은 정부의 시책이 이를 뒷받침한 까닭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그가 살고있는「로스앤젤레스」주만 해도 5세·8세·소년·청년 등 연령별 수영「클럽」이 3천을 넘게 헤아리고 있어 전미를 통산한다면 수만이 넘을 것이라는 것-.
이에 따라 수영「풀」은 현대식 주택의 필수「액세서리」가 되어있고 지방마다 수영대회가 1주에 1·2회가 된다는 얘기다.『나는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현재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수영인구에다 서울운동장「풀」하나만으로 금「메달」을 딴다는 것은 몽상입니다』-그의 말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체질적으로 소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설 및 신인선수의 부족, 외국「코치」와 국제대회를 맞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빛을 못 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발전책은 뻔하지 않습니까?』
첫째 국민 개영으로 수영인구를 늘리고, 둘째 적어도 국제규격의 수영「풀」을 3, 4개 더 신설하며, 세째는 외국의 저명한「코치」를 데려다 우수선수를 훈련시키고 그들에게 자주 외국 원정의 기회를 주는 것만이 수영발전의 첩경이라는 것이다.
그밖에 강조할 것은 선수들의 훈련방법인데 정부가 외국「코치」의 원대한 초청계획만 세운다면 자기는 무슨 희생을 해서라도「멀리·로스」같은 세계적인 수영「코치」와 함께 우리 선수들을 엄격하고 준엄하게 지도해 보겠다고 한다.
화제가 훈련방법에 이르면 그는 더욱 열변이다. 1년 중 거의 10개월 동안을 집을 떠나 미국 대표 선수 및 각종 수영「클럽」을「코치」하고 있는 그는 훈련방법이 엄격하고 호령이 추상같아서「스파르타」식「코치」로 정평이 있다. 어느 선수나「코치」도 그의 앞에선 술·담배를 못할 뿐만 아니라 단 5분의 휴식도 마음대로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처럼 훈련의 성과는 어느 만큼 선수들의 태도가 성실하냐에 달려있다는 것. 끝으로 그는「방콕」대회에서의 우리「다이빙」의 전망을 묻자 조창제·송재웅은 틀림없이「메달」을 획득할 것이라 말한다. 그의 말을 빌면 이들 선수는 미국의「베스트」-6명 중에 낄만한 유망주라는 것.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스프링·보드」와「하이·다이빙」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미 개척상태이니 무망상태라고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윤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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