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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체육관 공연 시대 끝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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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콘서트를 열 때마다 1만 명이 넘는 내외국인 팬을 동원하는 한류스타 동방신기의 단골 공연장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다. 음향이나 조명 설비가 콘서트장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한꺼번에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땅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가수나 밴드의 콘서트뿐 아니라 외국의 팝 스타들이 내한 공연을 할 때도 공연기획사들이 고민 끝에 내리는 결론은 늘 체조경기장이나 잠실실내체육관이었다. 1만 석 이상의 전용 공연장을 6개씩 갖춘 일본 등 외국 사례는 꿈같은 얘기에 지나지 않았다.

 2017년이면 이런 고민이 해소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경기도 고양시의 ‘한류월드’에 K팝 전용공연장(K팝 아레나)을 세우기로 최종 결정했기 때문이다. 문화부가 지난해 2월 공모한 K팝 아레나 건립 후보지에는 서울시 3곳(강서구 마곡지구·도봉구 창동·송파구 잠실경기장)과 경기도 2곳(부천 영상단지·고양 한류월드)의 후보지가 참여해 경합을 벌여왔다.

 이 가운데 고양 한류월드는 접근성과 인프라 면에서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양시 일산동구 대화동과 장항동 일대 99만여㎡ 부지에 꾸며지는 한류월드는 한류를 주제로 한 국내에서 유일한 한류 복합단지다. 인근의 킨텍스(KINTEX) 및 한국관광공사의 한류 관광 MICE복합단지와 함께 249만㎡가 넘는 대규모 문화관광단지를 이루게 된다. 한곳에서 한류와 관련된 모든 콘텐트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한류월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2016년에 완공될 EBS디지털 통합사옥, 일산의 MBC·SBS제작센터와 함께 방송·문화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또 인천공항과 40분 거리로 가깝 다.

 고양시는 K팝 아레나 유치를 계기로 한류의 메카로 자리 잡는다는 전략이다. 한류월드는 공연장뿐 아니라 테마파크와 방송미디어시설, 호텔 등 복합 문화관광단지로 조성된다. 공연장에는 1만5000석 이상의 주공연장과 소공연장, 음악박물관, 명예의 전당 등이 들어선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K팝 아레나가 건립되면 국내에서 한류 가수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할 수 있다”며 "체육관 공연에 종지부를 찍고 K팝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K팝 아레나를 유치하려고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하면 공연장 부지를 20년간 무상 임대한다는 조건이다. 외국인 투자가 병행되면 무상 임대 기간은 최고 50년까지로 늘어난다. 황선윤 경기도 한류월드 사업단장은 “한류월드는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공사가 모두 끝나 K팝 공연장 건립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K팝 공연장은 올해 말 민간사업자 공모로 시작해 2017년께 문을 열 전망이다.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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