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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부설 연구소가 변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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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각 기업의 부설 연구소들이 내실 다지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가 최근 23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부설연구소 운영 방향'을 조사한 결과, 연구소들은 설비투자나 외형 확장은 자제하는 대신 체제개편 등을 통해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개발의 성과가 핵심인재의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고 판단, 외부 인재의 유치는 물론 기존 연구원의 재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동부한농화학 정종구 전무는 "현재 전 종업원의 10%가 연구개발 인력이지만 '좋은 성과는 핵심인재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에서 연구개발 부문의 핵심인력 확보와 양성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기협이 발간한 '2002년판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부설연구소 수는 지난해 말 현재 9천6백96개로 2001년(9천70개)에 비해 6백26개 늘어났다.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올 들어 특히 눈에 띄는 변화다. 연구개발을 혼자서 하지 않고 국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하려 한다. 특히 세계적인 연구기관이나 기업의 연구소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올해 세계 13개국 1백37개 협력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 시너지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연구소는 또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 대학과 기초기술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SK텔레콤도 효율적인 연구개발 수행을 위해 이동통신 서비스 솔루션과 관련된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외 우수업체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와 신규 수익을 공동으로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연구현장에도 6시그마 도입=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시작된 6시그마를 생산현장은 물론 연구개발에도 접목하려는 기업이 많았다.

LG전자기술원은 사업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기적인 연구개발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기 위해 6시그마를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포스코 강창오 부사장은 "지난해 시작한 6시그마 활동을 더욱 발전시켜 올해에는 연구개발 분야에 적합한 6시그마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연구 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조직 재편=백화점식 기술개발에서 탈피해 핵심사업을 키워나가는 데 필요한 최고.유일의 기술 개발에 돈과 사람을 쏟아붓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이 시도된다.

LG전선은 사업부 소속이던 연구소들을 기술개발본부 산하의 연구소로 개편키로 했다. 사업부 간 장벽을 없애고 사업분야별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융합함으로써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개인별 전문분야에 기초한 인력 풀 제도를 통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고 연구원 운영제도를 프로젝트 중심 체제로 정비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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