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평가전] 피버노바 막아낼 골키퍼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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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공인구 `피버노바'를막아낼 적임자는 누구일까?

빠른 스피드와 강한 회전력으로 특징지워지는 피버노바가 이번 대회에 새 변수로 떠오르면서 치열한 골키퍼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운재(상무), 김병지(포항 스틸러스), 김용대(부산 아이콘스)의 볼에 대한 적응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피버노바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아직 실전에서는 볼을 다뤄본 적이 없어 코칭 스태프들이 파악하고 있는 골키퍼들의 장단점이 주전 기용의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중심에 정확하게 맞으면 무서운 속도가 붙는 피버노바의 특성을 감안할 때 가장 먼저 떠오는 골키퍼는 단연 김병지다.

184㎝, 77㎏의 김병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발력을 갖추고 있어 힘 좋은 서구 공격수들이 날려대는 강한 볼에 가장 잘 적응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김병지는 올해 초 홍콩 칼스버그컵 대회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가 힘겹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을 불태우고 있고 빠른 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피버노바의 또다른 특징인 회전력을 감안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볼이 정확하게 맞으면 스피드있게 나가지만 당구공이나 골프공처럼 중심에 맞히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렇게 되면 볼을 차는 선수도 예측을 못하는 스핀이 걸리거나 세계적인 프리키커들이 의도적으로 회전을 건다면 빠른 볼에만 강한 골키퍼가 능사가 아니다.

여기에는 이운재와 김용대가 적격이다.

이운재는 순발력면에서는 김병지에 비해 뒤지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않는 침착한 성격과 쉽게 골문을 비우는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는 안정감을 갖추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이운재의 이러한 장점을 높이 사 매경기에 선발 출전시키는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골키퍼 중 막내둥이 김용대는 187㎝의 장신을 이용해 회전이 걸린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막아내는 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성도 큰 장점이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선발로 출전하면 쉽게 교체가 되지 않는 골키퍼의 특성상 이들이 9일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가 앞으로의 주전 경쟁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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