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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자치 운영」도 막힌-역경 속의 「참삶 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4일 서울 시내 가두에는 「참삶 교실 짓기 운동·참삶 봉사」라는 표를 가슴에단 60여명의 남녀 학생들이 신문팔이로 거리에 나서 시민들의 눈을 끌었다. 이들은 참삶 배움의 집(대표 한태호·30)의 모자라는 이전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날 거리로 나온 것.
참삶 배움의 집은 지난 57년10월9일 당시 고려대학교 음악부원이던 한태호·민창기 군 등 20여명이 불우 아동 교육에 발벗고 나서기로 결의하고 서울 성동구 금호동 산22번지에 교실2개를 건조, 가정 형편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구두닦이·신문팔이 등 11명의 아동을 모아 중학 과정의 교육을 시작한데서 비롯된 것.
현재는 교실 3개 등 6개의 방과 대표, 교감, 훈육, 교무 등 직종별로 나누어 8개 대학 재학생 35명이 지도를 맡고 1백20여명의 아동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창설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학생들의 용돈을 모아 운영비로 써 왔다.
최근 서울시 교육 위원회가 학교 자리를 매수, 이들에게 이달 말까지 철거할 것을 요구하여 이들의 10년 동안의 꿈은 무너질 위기에 빠졌다.
땅을 시교위에 판 안한복 (광신 산업 사장)씨는 대학생들의 푸른 꿈을 살리기 위해 금호동 4가 373 임야 3백평을 기증, 이들은 푼푼이 모은 15만원으로 수속비, 정지 작업 등을 마쳤으나 그 이상 필요한 경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이날 가두에 나섰다한다.
이들이 필요한 돈은 약 15만원인데 첫날은 비가 퍼붓는 탓인지 완전히 적자, 이들의 가냘픈 꿈마저 깨어지는 듯했으나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토요일, 일요일에는 신문을 팔아서라도 꿈을 살리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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