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비수술 치료 늘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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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춘성(57·사진)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수술계의 양심’으로 불린다. 미디어에서 황당한 비법이나 검증 안 된 수술 관련 기사가 나가면 밤새 반박 자료를 만들어 e-메일을 보낸다. 10여 년 전 과잉 척추수술을 처음으로 비판하고 나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척추 과잉 수술, 얼마나 심한가.

 “‘외과의사 수만큼 수술이 는다’는 얘기가 있다. 인구가 비슷한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의 수술 건수가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미국학회에서 조사해 봤더니 척추를 수술하는 의사 수가 딱 그만큼 차이 났다. 우리나라도 척추수술 전문병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게 그 원인일 수 있다. ”

 -최근 비수술 문제도 지적했는데.

 “우리가 과잉 수술을 지적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어느 정도 공론화되니까 심평원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계도가 돼서 그런지 이제 과잉 수술이 줄긴 했다. 과잉 수술을 하면 삭감해버리니까 풍선 효과로 비수술이 횡행하고 있다.”

 -신경성형술 같은 것을 말하나.

 “보통 수술 뒤엔 아물면서 유착이 생길 수 있다. 이 부위를 풀어주는 치료를 하는 게 신경성형술인데, 이걸 일반 척추환자에게 무조건 적용한다. 수술하지 않은 환자는 유착이 안 생겨 쓸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꼬리뼈신경술·레이저신경술 등 다양한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사실은 스테로이드 주사가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눈속임일 뿐이다. 통증만 줄이려면 일반 급여가 인정되는 주사를 놓으면 된다. 비수술 치료를 한답시고 200만원에 가까운 치료비를 받는다. 비수술 치료가 돈이 되다 보니 정작 진짜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수술 시기를 놓쳐버리는 일도 벌어진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차상은·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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