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모교 후배 양아들삼은 김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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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원기(41)씨가 가정환경이 불우한 모교 후배선수 2명을 양아들로 삼고 3년째 돌봐주고 있어 미담이 되고 있다.

김씨는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레슬링 저변확대와 인기 조성에 한몫한 인물. 은퇴 후 17년여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했던 김씨는 99년 모교인 전남 함평실고 레슬링부 강래구(그레코 63㎏급.전주대 입학 예정), 이봉수(그레코 97㎏급.용인대 입학 예정) 선수를 호적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양아들로 삼고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김씨가 '아버지'로 나선 것은 이들이 고아나 다름없거나 소년가장이라는 딱한 소식을 듣고 부터다.

주로 용돈을 주고 옷, 한약재를 사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안부전화와 편지왕래도 거르지 않는 등 친부모 이상의 정을 나눠주고 있는 것. 자칫 고단한 삶에 지쳐 낙심하고 방황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편지를 통해 "열심히 운동하면 세계챔피언이 될 수 있다"며 격려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두아들'을 서울로 초청, 3일간 함께 생활하면서 '부자의 정'을 돈독히했다.

김씨는 이 기간에 이들의 안목을 넓혀주고 꿈과 희망도 심어주기 위해 태릉선수촌, 대한레슬링협회에도 데려갔으며 장창선 선수촌장 등 레슬링계 대선배들의 덕담도 듣도록 했다.

지난달 삼성생명 생활을 마감하고 컴퓨터 무역회사인 세림비트㈜에 새 둥지를 튼 김씨는 "아들들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낼 때가 가장 기쁘다"며 "용기를 잃지 말고 열심히 운동해 꼭 국가대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이달 중순 창단 예정인 함평군청 레슬링팀의 명예 감독직을 맡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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