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유도의 '간판' 조인철(25)이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시작한다.
지난달 13일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 참가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선수생활을 마감한 조인철이 최근 명지대 체육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에 합격, 내년 3월 시작되는 학기부터 공부에 전념하게 된 것. 지난 7월 독일 뮌헨 세계선수권 81㎏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99년 세계선수권과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한국 유도의 자존심을 살려줬던 조인철은 그동안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면서도 지도자에 대한 열정을 키워왔다.
조인철은 지난 98년 용인대 졸업 후 모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으나 국내·외 대회 출전과 후배 지도 등으로 눈코뜰 사이가 없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없었다.
특히 대학 1학년때 당했던 목 부위 부상이 올해 세계선수권 이후부터 악화되면서 전국체전 결승에서 추성훈에게 무릎을 꿇었고 그랑프리대회에서도 동메달에 그치는 등 성적이 부진했던 것도 박사과정 진학을 앞당긴 이유가 됐다.
오는 14-15일 열리는 코리아오픈 출전을 포기하는 등 은퇴 수순을 밟고 있음에도 조인철은 선뜻 은퇴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97년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시드니올림픽 은메달, 올해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으로 한국 남자유도를 대표하던 조인철이 갑작스레 매트를 떠날 경우 한국 유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위의 만류 때문. 하지만 조인철은 지도자로서 거듭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박사과정 진학은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조인철은 "유도 등 스포츠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하고 이를 선수생활을 통해 익힌 기술과 접목시키고 싶었다"며 "박사과정 중에도 틈틈이 모교에서 후배들을 지도하며 경기감각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