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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저린 민족의 수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나라없는 민족의 설움, 그것은 체험아니면 실감할 수 없는 일이다. 2천년동안 국토를 잃은채 모진박해와 모멸 속에 방황하던 「유태」 민족이 2차대전 직후 「팔레스타인」에 정착하던 얘기-말하자면 영광을 안겨준 민족수난사의 마지막 부분을 대서사시로 묘파한「FP온·유리스」의 소설 영화화한 작품.
잔학한 「나치」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은 「유태」인 2천여명은 영군 지휘밑에 있는「키프러스」섬에 집단 수용돼있다. 여기에 영군장교로 가장한 「폴·뉴먼」이 나타나 이들을 감쪽같이 화물선으로 욺겨 탈출을 기도한다. 출항직전 이를 눈치 챈 영군사령부는 항구를 봉쇄, 하선을 명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폭해 버리겠다고 버틴다. 드디어 영국정부도 이들의 결의에 굴복하고 만다.
평생 처음으로 모국땅을 밟은 이들에겐 또다른 숙제가 놓여있다. 「아랍」민족과의 피비린내 나는 국토분쟁이다. 1947년 「유엔」임시총회는 2천년의 종지부를 찍고 신생 「이스라엘」 공화국을 탄생시킨다.
줄거리만 쫓기에도 벅찬데 그 속엔 미국인 간호윈「에바·마리·세인트」, 「유태」인 소년소녀 「살·미네요」와 「질·하워스」의 청순한 사랑이 곁들인다.
「오토·프례밍거」감독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려 했지만 영국에 대한 객관적인 비판의 눈이 약했고 후반을 보다 간결하게 이끌어 나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겨준다. 색채 70 「밀리」화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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