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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 것 없다' 외 주말의 TV토요영화

중앙일보

입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KBS2 밤 10시30분)
한국 영화의 수작을 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년) 에서 등장 인물의 독백을 말풍선으로 처리한다든가 '첫사랑'(93년) 에선 애니메이션을 도입하는 등 독특한 방식을 선보였던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에서 한단계 더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화가 박수근의 그림을 연상케하는 화면 처리에 만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재간이 인상적이다. 또 치밀한 연출은 기억에 남을 만한 명장면을 만들어냈고 형사들의 일상 행동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도심에서 마약거래를 둘러싸고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지자 베테랑 우형사(박중훈) 와 김형사(장동건) 가 수사에 나선다. 하지만 사건의 주범이자 변장술의 달인 장성민(안성기) 은 번번이 수사망을 벗어난다.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감독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인정사정…'에 매료돼 이 영화를 세번이나 봤다고. 그는 선뜻 할리우드 영화 '찰리의 진실'에 박중훈을 캐스팅해 촬영을 끝냈다. 박중훈 뿐 아니라 안성기의 노련함도 한껏 묻어난다.

비지스의 '홀리데이'와 노란 은행잎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가운데 장성민이 조직의 보스를 살해하는 장면이나 우형사와 장성민이 폐광에서 빗줄기 속에서 벌이는 격투신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99년작.★★★★

세인트 (MBC 밤 11시15분)
괴도 루팡의 원형으로 알려진 대도 사이먼 템플러.'세인트'는 1928년 레슬리 차터리스의 범죄소설 '호랑이를 만나다'에서 첫 선을 보인 템플러를 1990년대 현대적 이미지로 탈바꿈시킨 영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러셀(엘리자베스 슈) 박사가 발명한 저온핵융합 공식을 입수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템플러(발 킬머) 가 순수한 러셀 박사에게 한눈에 반하고 그녀 역시 템플러를 사랑하게 된다. 최첨단 분장술을 동원한 발 킬머의 변신이 놀랍다.'긴급명령'과 '패트리어트 게임'의 필립 노이스 감독 작품. 원제 The Saint. 97년작. ★★☆

민경고사 (EBS 밤 10시)
현역 경찰관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격동하는 중국의 체제와 현실이 빚는 충돌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천카이거(陳凱歌) .장이머우(張藝謀) 를 잇는 중국 6세대 여성 감독 닝잉은 실제 경찰을 배우로 기용해 베이징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스케치한다. 토리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주연 리 지안, 왕 리앙구이. 95년작. 원제 民警故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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