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컵] "비나이다 16 강 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염원이 간절하면 운명을 바꿀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전부터 '굿판'을 벌이고 '고사'를 지내며 희망을 띄워 보냈다.

조 추첨일인 1일 한국이 무난히 16강에 안착하길 바라는 온 국민의 마음을 담아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응원단 '붉은 악마'가 앞장서 '16강 기원제'를 열었다.

서울을 비롯, 부산·대구·청주·수원·군포·원주·광주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동시에 펼쳐진 이번 행사는 다양한 이벤트와 캠페인으로 월드컵 붐의 신호탄을 쏘았다.

서울에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있는 TTL 광장에서 신명나는 굿판과 응원전.축하공연을 펼쳤다. 붉은 악마 3백여명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대학로 주변에서 ▶축구용품 교환 장터▶축구 벽화 전시회▶대표팀 응원 문구 공모전을 펼쳐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슈팅왕 선발 대회였다. 슈팅 속도 측정기를 설치해 일반인 참가자들 중에서 축구공의 스피드가 가장 빠른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려냈고 '용감한' 여성 참가자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오후 6시 월드컵 영상물 상영을 이어 여자축구연맹(회장 박종환)에 축구발전기금 1천만원을 전달하는 뜻깊은 행사도 거행됐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여성 로커 서문탁씨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뒤 풍물패 '대한사람' 15명의 연주와 춤이 어우러지며 기원제는 본격화했다. 풍물놀이는 행사장 주위를 동서남북으로 나누어 밟고 다지는 진풀이 굿과 액을 막고 복을 비는 풍물 굿, 좋은 조 배정을 기원하는 풍등 점화로 엮어졌다.

오후 7시부터는 2백인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조 추첨 중계방송을 지켜본 뒤 대진이 확정되자 다시 한번 필승을 기대하는 응원이 한바탕 벌어졌다.

붉은 악마 한홍구 회장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월드컵은 전세계인의 축제가 아닌가. 좋은 조에 배정되는 것을 바라는 것 만큼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을 흥겹게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미 회원수 4만명을 돌파, 거대 규모로 성장한 붉은 악마는 이번 조 추첨과 함께 월드컵 체제에 돌입한다. 외국인 응원단 숙박문제, 입장권 판매 행사 등 단순한 응원뿐만이 아니라 월드컵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