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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상 의원「테러」사건-자작설의 안팎|국회특위의 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박한상 의원「테러」사건은 경찰의 범인조작으로 한때 물의가 비등했지만 이번엔 경찰이 검찰에 박 의원 자작설을 보고, 검찰이 이를 검토 끝에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어 더욱 세간을 놀라게 했거니와 이 사건에 대한 국회특별조사위의 활동과 박 의원의 심경 그리고 검찰의 수사방향을 살펴본다.
박한상 의원 및 최영길 기자「테러」사건 진상조사 국회특별위원회는 조사만료기일 1주일을 앞두고 튀어나온 박한상 의원「테러」범 조작설로 발칵 뒤집히고, 우선 조사의 방향을 그리로 돌렸다. 국회특조위는 지난 11일 박한상 의원과 사건 담당인 서울지검 정창훈 검사, 서울시경 조사과장 정문식 총경을 불러 그 자신 조작설이 나오게 된 경위와 그 진부를 따지게 된 것이다.

<경찰 위신회복 위한 최후 발악>
11일의 국회특위에 나온 박 의원은 『수사기관이 자신조작의 방향으로 수사각도를 돌리고 있는 것은 범인조작사건으로 인해 추락된 경찰의 위신을 조금이라도 만회해보려는 천인공노할 발악에 불과하다』고 전제하면서 『서울예식장 앞길에서 황태성 이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말했다는 청년 두 사람은 만난 일이 없고 그때 만난 사람은 김형일 의원이다』라고 해명하고는 공진수가 말했다는『미군관계 교통사고로 받은 위자료 4백만원 중 2백만원을 가로챘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하여 자신의 조작설을 극구 부인했다.

<납득 안 갈지 모르나 희망적인 가치 있다>
이에 대해 사건담당인 정창훈 검사는 국회증언에서 『경찰의 종합보고를 심사 분석한 결과 범인색출에 가치성이 있다고 인정되어 본인이 직접 현장검증과 증인조사를 하고있다』고 말하여 지상에 보도된 박 의원 자신 조작설 조사를 시인했다. 또 정 검사는 『현재 여러 가지에 수사관점을 두고 해 왔는데 현재로 보아서는 수사기밀에 속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납득 안 갈는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까지 희망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하면서 박 의원이 왜 그런 일 (범행조작)을 했겠느냐하는 동기의 뒷받침으로 ①민중당 영등포구당의 내분이 있다는 것 ②경향식당에 약1주일 전에 예약되어 있었다 ③사건당일 김약이 「한경섭」박 의원「지프」운전수 등의 진술에 여러 가지 모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병자 아니면 어찌 자작하겠나>
이에 대해 이상돈 의원은『국민의 심판을 받아 가지고 국회의원이 된 자가 성격파산자가 아니고 정신병자가 아니고 과대망상주의자가 아닌 이상 어떻게 자기가 「테러」를 조작할 수 있느냐 』고 따지고 『만분지일백이라도 「테러」를 조작했다고 합시다. 이 칼자루를 잡고 있는 권력기관이나 집권정당에서 그 사실을 밝혀낼 때 자가자신이 어떠한 지경에 다다르고 자기자신이 속해있는 정당이 어떤 지경에 도달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하고있다.

<당황한 건 되려나다 황씨 증언도 엇갈려>
또 야당의원들은 『수사기관이 그 「테러」가 권력기관에서 한 것이 아닌가에 수사각도를 돌려본 흔적은 하나도 없고 하필 박 의원 자신이 자작하지 아니했나 하고 용의점을 돌린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흥분하고 있다. 방일홍 의원은『조작사건이 드러나기 전에 박 의원 직계들이 했을지도 모른다는 풍설이 있었는데 이것은 수사기관에서 어떤 저의를 갖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게 하는 것』이라고 정 검사에게 추궁했다. 이에 대해 정 검사는 『그런 저의는 추호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13일 상오의 국회특위에 나온 황태성씨는 『박한상 의원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당황한 것은 오히려 자기였다』고 말하고 『박 의원이 27·28세 가량의 청년 두 명과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일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기 때문에 정 검사의 증언과는 엇갈리고있다.
국회는 조사기일 하루를 앞두고 10일간 더 연장했지만 국회특위가 앞으로 어떤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게 됐다.
확증도 없이 신분이 보장된 국회의원에게 자작범이 아닌가하는 용의점을 두었던 검찰의 앞으로의 태도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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