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한국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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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얼마전 부산을 거쳐 서울까지 기차여행을 한 적이 있다. 언젠가 외국사람이 한국에 왔다가 떠날 때 방한소감으로 『한국사람들은 너무나 무뚝뚝하다』고 한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났다.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긴 여행의 피로라도 잊으라는 듯이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이 마구 손을 흔들어댔다. 그러나 열차에 탄 사람 중 누구하나 그 고사리 손에 답례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열차가 다 지나갈 때까지 두 손을 흔들어대던 꼬마들은 화가 났던지 이젠 태도를 바꾸어 주먹총을 놓기까지 했다. 「돌질을 하지 말라」「욕하지 말라」라고 그들에게 요구하기에 앞서 그 천진한 어린이들이 흔드는 손에 먼저 답례를 해주는 아량을 가졌으면 좋겠고 한 걸음 앞서 그들이 손을 흔들기 전에 먼저 이쪽(기차 승객)에서 손을 흔들어 천진한 그들에게 정을 뿌려주었으면 더욱 좋겠다.(경남 진주시 초전 남동787·강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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