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각풍류(완)|속초의 명란젓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장도 끝나고 온돌방이 포근한 겨울철이 되면 속초아가씨들이 정성 들여 담근 명란젓이 우리의 입맛을 돋운다. 옛날에는 함경도서 서울의 고관들에게 바치는 진상품이었고 일정 때는 일인들이 즐겨먹어 김과 쌍벽을 이루었다. 해방 후 명태주어장을 이북에 빼앗긴 탓으로 그만큼 명란젓도 귀해져 여간해서는 맛보기 힘들게 됐다.
명란젓은 어디까지나 점잖은 맛이 특색. 짜릿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감칠맛이 있어 여기다 고춧가루 마늘 깨 미풍 등을 넣어 버무리면 겨울식탁엔 안성맞춤이다. 단백질「비타민」이 풍부한데다 기름기 비린내 등이 없어 관혼상제의 교자상에는 물론 술상에도 의젓이 한몫을 차지한다.
현재 속초에만 8개의 전문 제조공장이 있고(기타 영세업자 다수) 여기에서 생산되는 명란젓은 연간 2백2「톤」 (3관들이 1만5천통)에 3천6백만 원이나 된다.
이중 반이 넘는 1백40「톤」(약1만2천통)이 일본으로 수출되어 2천35만원을 벌어들이고 나머지가 국내에서 소비된다. 이처럼 유명한 명란젓이지만 젓 담그기는 비교적 간단하다. 업자들은 덕장(명태말리는 곳)에서 북어를 만들려고 빼낸 명태알을 수집하여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뒤 소금을 섞어 섭씨18도 정도의 온도로 통에 넣어 10여 일을 두면 명란젓이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얌체가 있어 탈. 신용을 고려치 않는 일부업자들은 분량과 무게를 늘리기 위해 물에 담갔다 통에 넣거나 다량의 소금으로 뜸을 들여 까맣게 변질된 것을 시중에 판다. 그러기 때문에 명란젓을 살 때는 알이 깨끗하고 빨간 것을 고르면 된다. 가격은 3관들이(3백알 들이) 한 통에 수출품은 2천50원, 국내품은 2천4백원 정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