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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 만인의 연인 오드리 헵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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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드리 헵번(1929~93)을 아름답다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녀가 단순히 유명한 배우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배우로서의 명연기보다 89년에 시작한 세계아동기구 친선대사로서의 활동이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나 '로마의 휴일'에서 보여준 청순한 자태는 헐벗고 굶주린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의 어린이들 속에서 연기가 아닌 진실로서 진정한 빛을 발했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전문방송 Q채널은 오드리 헵번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그녀의 삶을 그린 6부작 논픽션 시네마 '오드리 헵번 스토리'를 방영한다. 20일부터 22일까지 오후 5시부터 두시간 동안 사흘 연속이다.

헵번은 29년 5월 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태어났다. 아일랜드계 영국인 아버지와 네덜란드 남작 가문 출신의 어머니를 둔 헵번은 부모가 이혼한 후 10살부터 어머니와 네덜란드에서 살게 된다. 그뒤 나치 치하에서 겪은 극심한 영양실조와 우울증은 헵번으로 하여금 말년에 전쟁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봉사를 하도록 이끈다.

전쟁이 끝나고 런던으로 건너간 19살의 헵번은 발레리나 수업을 받으며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51년 '낙원의 웃음'이라는 작품에 조연으로 은막 생활을 시작한 헵번은 그뒤 거장 윌리엄 와일러를 만나 '로마의 휴일'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논픽션 드라마의 첫 장면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세트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무렵 등은 플래시 백 기법(과거를 설명하기 위해 옛날 장면들을 합성해 처리하는 방법)으로 처리된다.

아쉬운 점은 영화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후의 헵번의 삶은 그려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헵번의 열번째 영화로 당시 그녀는 32살에 불과했다. 헵번 역의 배우는 제니퍼 러브 휴잇이 맡아 열연했다.

그녀의 첫 남편은 '전쟁과 평화'(56년)에서 함께 공연했던 멜 페러로 13년 만에 이혼하고 2년 뒤 이탈리아인 의사 안드레아 도티 박사와 결혼했다.

두번째 이혼 이후 독신을 고집해 온 그녀는 93년 1월 20일 직장암으로 스위스 톨로체나즈 마을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해 아카데미가 마련한 '인도주의상'수상을 눈앞에 두고서였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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