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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이냐" 홍준표, 朴과 일대일 사진찍다 불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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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1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전국 광역시·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참석자들이 간담회를 마친 뒤 협회가 준비한 17개 시·도의 화합과 단합을 뜻하는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범일 대구광역시장, 송영길 인천광역시장,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 염홍철 대전광역시장, 허남식 부산광역시장,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박 당선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김완주 전라북도지사, 우근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오종택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국 광역시장·도지사들과 만나 지방분권을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31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시장·도지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세밀하게 지역에서 챙겨야 할 일을 굳이 중앙에서 끌어안고 할 필요가 없다”며 “지방분권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손발이 맞아야 한다. 항상 소통의 문을 열고 지방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이 자리엔 박 당선인과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 전국시장·도지사 협의회장인 김관용 경북지사 등 16명이 참석했다. 민주통합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강운태 광주시장만 아웅산 수치 의원과의 약속 때문에 불참했다.

박 당선인과 야당 시장·도지사의 대화에선 정권 초반의 ‘허니문’ 분위기가 묻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 지사는 박 당선인에게 “새 도청 청사 개청식에 충청권에 깊은 애정을 보내주시는 당선인께서 참석해 격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청남도는 대전 시대를 마치고 올해 홍성·예산 인근의 내포신도시로 옮겼다. 개청식은 오는 3월께로 예정됐다. 안 지사는 서해안 유류피해 사고 보상과 관련한 중앙정부의 도움도 요청했다. 박 당선인은 안 지사에게 “걱정이 많으실 거다. 챙겨보겠다”며 “(개청식 참석 여부는) 추후 일정을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송 시장은 “비영리 형태의 송도국제병원 설립을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서울대병원과 하버드대병원의 제휴라는 솔루션(해법)을 찾았다”며 “영리, 비영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은 간담회 후 “박 당선인이 해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영리 형태의 국제병원을 짓는 문제는 장기간 논쟁거리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간담회에서 “시·도 단위에서 보육료 지급 범위를 확대하면 지방의 재정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박 당선인은 “보육 사업과 같은 전국 단위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는 방향”이라며 “지방의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일부 시장·도지사는 행사 시작 전 경호와 일정에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장·도지사들은 프레스센터에서 오찬을 한 뒤 경호상의 이유로 간담회 장소인 통의동 집무실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이어 박 당선인과 일대일 사진촬영을 했다. 홍준표 지사는 “우리가 고등학생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글=김경진·하선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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