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없는 병원 최대쟁점 "간호등급제 개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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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없는 병원 제도 시행을 둘러싸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대립각을 세웠다.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인 간호시스템 재개편을 두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역할과 명칭 설정 등에서 시각차를 드러내며 직역 간 갈등이 불거지는 양상이다.

30일 열린 ‘보호자 필요없는 한국형 간호간병서비스 체계도입, 포괄간호시스템 도입위한 입원서비스 개선방안’공청회에서는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인력구성안을 놓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협회가 날카롭게 대립했다.

대한간호사협회 최경숙 이사는 “복지부의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협의회에 참여했는데 그때와 결과가 다르게 나온 부분이 있어 당황스럽다”고 포문을 열며 “보호자없는 병원을 위한 인력개편과정에서 준간호사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숙 이사는 “간호인력 구성을 간호사와 간호보조인력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 안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할지 의료기관에서 정하는 게 필요하다”며 “조무사는 현재 행정과 운영지원업무 중심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간병서비스 제공 인력을 간호사-간호조무사-간병인이란 직역으로 구분하면 필요한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복지부가 LPN(Licensed Practical Nurse, 실무간호사) 제도를 도입한다는 얘기가 일부있는데 복지부가 이를 염두 해 두고 간호사와 실무간호사, 간호조무사 3단계로 개편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며 “그렇다면 이를 전면 재검토해야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실패한 준간호사 제도를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RN(Registered Nurse, 공인간호사), LPN(Licensed Practical Nurse, 실무간호사), CNA(Certified Nurse Assistant, 간호보조원) 3단계 체제로 간호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간호조무사협회 최종현 기획이사는 “간병서비스 도입은 실무간호사 제도 등 간호등급제 개편 없이는 실패하는 정책”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최종현 이사는 “우리나라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만 있는 2단계이지만 선진국은 준간호사제도를 시행한다. 복지부와 진행하고 있는 간호인력개편 TF의 기본 방향 역시 간호인력체계를 선진국형처럼 3단계로 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간호팀을 구성해 RN이 지휘감독을 맡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RN 위치의 간호사가 LPN과 CNA의 업무까지 모두 맡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간호조무사들이 진료보조와 간호보조라는 본래 업무가 아닌 행정업무나 운영업무에 치중하는 건 간호등급제 때문”이라며 “중소병원이나 지방병원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제대로 된 간호서비스를 받지도 못한다. 간호등급제 개선없이는 보호자 없는 병동 정책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김 사무관은 “일단은 팀간호를 기반으로 한 포괄형 간호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며 “이 안에서 간호팀을 어떻게 구성할지, 간호보조인력이란 포괄적 개념을 묶어서 제도를 탄려적으로 운영할지 여부는 앞으로 시행할 시범사업에서 검증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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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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