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S·O·S’ 앞세워 전력수급 안정에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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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전 사장이 지난 23일 수도권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인천지역 사업소를 방문해 설비 운전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력공사]

‘S·O·S’. 유연한 조직(Soft), 양방향 소통을 통한 전력공급 안정(Open), 발빠른 행보(Speed)의 3대 요소를 내세운 한국전력공사(KEPCO)의 2013년 구호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환익 사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한전과 전력산업 전반의 위기는 소통의 부재에서 왔다”며 “구성원 간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화두도 ‘믿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사내에 최고경영자(CEO) 소통, 타운홀 미팅, 디지털 소통을 도입하고 전력노조와도 경영의 파트너로서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전의 핵심 가치는 올해도 전력수급 안정이다. 발전소 추가 건설 같은 설비 확충은 단기간 내에 어렵기에 수요 관리와 송·변전 설비 투자가 중요한 상황이다. 정부 주관의 절전 조치로 200만킬로와트(㎾)이상의 전력을 감축하고 있으며 한전에서도 주간예고, 긴급절전 제도를 통해 추가로 각각 130만㎾, 150만㎾를 감축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평상시에 전기요금을 할인해주고 피크 지정일에는 높은 단가의 요금을 부과하는 선택형피크요금제(CPP)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한전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26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화력 4649메가와트(㎿), 원자력 1008㎿, 풍력 525㎿ 등 해외 총 설비용량이 6182㎿인데, 이는 국내 전체 전력설비용량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돕는다. 이는 조 사장의 KOTRA 사장 재직 당시 노하우를 살린 것이다. 국내 전력 분야 중소기업의 88%가 해외 매출 비중이 20% 미만인 현실을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KEPCO 브랜드를 활용해 해외 전력사와 연계한 현지 마케팅을 후원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중소기업 후보단을 꾸려 금융·마케팅·연구개발 같은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전 부채는 자회사를 포함해 92조원에 달한다. 2008년 이후 국제연료가격이 인상된 것을 요금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전은 2008년부터 자산매각과 사업 효율화로 매년 60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해 왔다. 올해도 후순위의 사업은 축소하고 신기술 적용으로 비용은 절감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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