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FA컵 결승전 현장에서

중앙일보

입력

25일 대전과 포항의 FA(축구협회)컵 결승전은 휴일 오후 경기장을 찾은 선택이 전혀 후회되지 않는 명승부였다. 양팀의 공방은 추운 날씨속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로웠다.

관중들의 호응도 전에 없이 뜨거웠다. 하단 스탠드를 거의 채우고 상단 스탠드까지 군데군데 들어찬 관중들은 눈대중으로도 4만명이 넘어 보였다.

그러나 축구협회의 허술한 입장권 매표 체계는 관중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축구협회는 관공서에 8천장,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학교들에 1만5천장의 무료티켓을 돌렸다. 또 FA컵 스폰서인 서울은행에는 단체로 1만5천장을 팔았다.

6만여석의 일반석 중 4만장 가까이가 단체로 빠져나가다 보니 입장권은 매진 사태를 빚었고,암표상들이 설치고 다녔다. 문제는 무료표중 상당수가 사표가 돼 경기장은 2만석 가까이 텅텅 비었는데도 정작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이 표를 구입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한 점이다.

한 축구팬은 표는 매진됐다고 하고 암표상이 활개를 치고 있어 경기장 직원들에게 항의를 했더니 그냥 입장을 시켜주더라고 전했다.

명승부에 좋은 구장 등 올해 FA컵 결승전은 어느해보다 알찼다. 그러나 치밀하지 못한 협회의 매표 체계가 알짜 축구팬 한명의 등을 돌리게 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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